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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쓴소리에 中 경고?…앤트그룹 IPO 하루 앞두고 무기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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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융당국이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로 평가되는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동시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IPO를 하루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상장 중단이 선언되면서 시장에 대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와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전날 오후9시(현지시각)께 공고문을 통해 앤트그룹의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구체적인 기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앤트그룹의 상장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공고문에서 두 거래소는 “이번 결정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4개 기관이 앤트그룹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인사(마윈)와 회장, 총재 등을 ‘웨탄’한 것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웨탄’(豫談)이라고 부르는 소환 면담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업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비공개적으로 불러 질책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기업에 대한 국가의 강력한 통제를 보여주는 제도다.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이번 사안을 ‘중대한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이번 사건으로 앤트그룹이 상장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조치가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며, 이 규정에 따라 앤트그룹과 보증인은 관련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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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마윈은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 연설에서 당국이 “전당포”처럼 지나치게 보수적인 금융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중국 당국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 금융 당국은 지난 2일 마윈과 징셴둥 회장, 후샤오밍 총재를 불러 관리·감독과 관련한 웨탄을 진행했다.

앤트그룹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인 345억달러의 IPO 절차를 진행 중이며, 홍콩과 상하이에서 5일 동시에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중국 정부에 대한 마윈의 쓴소리는 그동안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최근 산업혁신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를 무시하는 듯한 기업인의 발언에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결국 앤트그룹 IPO가 무산된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통제 아래 있는 중국 증권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불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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