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 카드를 꺼내는 등 미국의 대선 개표가 당선인을 확정하지 못하고 혼돈 속으로 빠져들자 중국 네티즌들이 조롱 섞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중국 네티즌들이 개표 막바지까지 극심한 혼란을 겪는 미 대선을 두고 “트럼프의 마지막 임무는 미국의 민주주의 파괴하는 것”이라고 하는 등 조롱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초반 부진했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부처에서 속속 역전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를 문제 삼아 사실상 대선 불복인 재검표와 소송 카드를 꺼내 들며 판 흔들기에 나선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 네티즌은 중국 소셜미디어서비스 인 웨이보에 “트럼프 대통령을 재선시켜 미국을 내리막길로 걷게 하자”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마작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이 이겼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미국에 혼란을 주고 중국에 이익을 줄 것으로 주장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미국 대선의 혼란상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중단 소송을 낸 사실을 알리며 미국 대선이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트위터에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며 “이런 불안한 상황은 보통 가난한 나라 선거에서 나타나는 것인데, 미국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적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대표적 관영 매체로 후 편집인은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 온 언론인으로 유명하다.
한편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 국내 문제로, 중국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며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