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에도 두발·세발 뛰기… 현대차 노조 ‘묶음작업’ 여전[비즈카페]

한 달 전 대규모 징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던 현대자동차 공장의 ‘묶음 작업’ 관행이 계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안팎의 비판에도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5일 현대차(005380) 현장 소식지에 따르면 묶음 작업으로 집단경고를 받았던 현대차 울산 3공장과 지난 8월 43명이 감봉 징계를 받은 울산 2공장에서 여전히 묶음 작업을 하고 있다. 묶음 작업은 두 사람 몫을 혼자 하는 ‘두발뛰기’, 세 사람 몫을 혼자 하는 ‘세발뛰기’ 등으로 불리는데 이 같은 작업 관행은 품질 결함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논란이 됐다.

올해 들어 현대차는 묶음 작업 사례를 적발해 현장 근로자와 관리자 50여명에게 집단 징계를 내렸다. 이 사실이 10월 초 알려지며 현대차 생산직 근로자의 현장 악습에 대한 내외부 비판이 이어졌다. 부정적 여론이 수그러든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과거 악습이 부활한 것이다.



노조 집행부는 현장 악습이 반복되는 사실이 혹여나 외부에 공개될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이날 현대차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아무리 (반복되는 묶음 작업 실태를) 전달하려는 순수한 취지가 있다 하더라도 조합원의 발등을 찍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울산공장 생산라인의 묶음 작업 실태를 인정하는 동시에 공론화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올 들어 현대차 노사가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고 품질 혁신을 외치며 오는 2025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던 것이 무색하게 현장에서는 그릇된 관행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생산라인의 기강해이 소식은 잊힐만하면 터져 나온다. 올 7월에는 정해진 근무시간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미리 작업장을 벗어나는 ‘조기 퇴근’ 관행에 대한 징계가 내려졌다. 300여명 이상 직원들이 상습 조기 퇴근으로 감봉 등 징계를 받았다. 일부 근로자의 근무지 이탈 사유가 공장 내부에서 낚시를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며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