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해 장롱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허모(41)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허씨는 범행 후에도 내연녀와 술을 마시고 데이트를 하는 등 반성하지 않았고, 치밀하게 수사 기관을 피해 도주했으며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의 반사회성과 폭력성에 비춰보면 가석방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는 무기징역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허씨는 올 1월 서울 동작구의 자택에서 70대 어머니와 10대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장롱에 숨긴 혐의(존속살해·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사건 3개월여 만인 올해 4월 27일 장롱에서 시신을 발견한 뒤 허씨를 추적했고, 사흘 만에 한 모텔에서 허씨를 검거했다.
허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죽여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허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하루하루 피해자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속에서 지내고 있다”며 “피고인이 오랫동안 환청에 시달리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어 술을 마시며 지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검찰은 허씨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범인도피)로 함께 기소된 한모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한씨는 허씨와 지낸 것은 맞지만, 허씨의 범행 사실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허씨와 한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