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맘 편히 쇼핑하는 라방은 '주부들의 블루오션'"

국내 1호 모바일 쇼호스트 조정선 쌔

2017년 티몬과 첫 '라방' 시작

"눈치 안보고 미안해하지 않는

비대면 쇼핑이 라방의 매력

옆집 언니·오빠 같은 쇼호스트

주부들 참여할 기회 늘어날 것









“모바일 라이브 방송(이하 라방) 쇼호스트는 한 마디로 비대면 영업맨입니다. 시장 트렌드가 일방향(홈쇼핑)에서 쌍방향(모바일 채팅)으로 옮겨가면서 홈쇼핑 쇼호스트들이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이탈하기 시작했어요. 이 시장은 그야말로 블루오션이지요.”

국내에서 처음 홈쇼핑 모바일 라이브방송(일명 ‘라방’)을 시작한 쇼호스트 조정선 씨(사진)는 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라방’ 시장이 커지면서 주부들에게 쇼 호스트의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때 홈쇼핑 쇼호스트를 꿈꾸었던 주부 조 씨는 2017년 9월 ‘티몬TVON’에서 뽑는 모바일 라방 쇼호스트에 지원, 국내 첫 모바일 쇼호스트 1호가 됐다. ‘일방적으로 강의하듯 진행하는 홈쇼핑 방송을 채팅으로 대화하며 소통하는 채널로 바꾸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현재 가장 큰 라이브 커머스로 떠오른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주부들의 수다 마당인 ‘정프라쇼’를 진행하고 있다. 조 씨는 “첫 방송은 기저귀 방송이었는데 제가 주부인 만큼 사용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시험 방송이었지만 반응이 뜨거워 티몬이 모바일커머스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지금껏 티몬TVON에서 200회 이상 방송을 해 오면서 네이버그립과 카카오 TV에도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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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 모바일 라방 시장을 열며 낸 그의 아이디어들은 지금 모든 라방의 가이드라인이 됐다. 채팅에 참여하는 소비자에게 적립금을 주고 채팅 참여를 유도한다거나 퀴즈를 통해 참여하는 재미를 제공하는 것부터 ‘구매했어요’ 라는 구매인증 댓글 달기, 홈쇼핑처럼 ‘동시 3,000명 주문’이나 ‘매진’과 같은 주문 정보를 제공해 구매를 독려시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라방은 모든 브랜드의 주요 소통 방식이 되고 있다. 그러나 조 씨는 라방이 단순히 코로나19 덕분에 부상한 것은 아니라는 말한다. 물건을 안 사면 뒤통수가 간지러운 ‘대면 쇼핑’보다 물어보고 안 사도 되는 맘 편한 ‘온라인 비대면 쇼핑’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성향이 이 시장을 키웠다는 것이다. 그는 “샤넬 립스틱을 사고 싶은데 오늘은 매장에 가서 컬러만 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 직원이 붙어 서비스를 할 때는 안 사고 나가는 게 미안하다”며 “라방을 하면 왠지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이어 “ 온라인에서는 눈치 안 보고 컬러를 하나하나 비교할 수도 있고 판매자한테 톡을 보내고 안사도 미안하거나 부끄럽지 않다”며 “카톡을 주고받고 수다를 떠니 더 재밌다”며 이것이 바로 라방 쇼핑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카메라 앞에서 서기를 좋아해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조 씨는 ‘오지라퍼 영업맨’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남들에게 대면으로 부탁하는 것은 약하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카메라만 상대하는 ‘비대면 영업맨’인 모바일 쇼호스트가 천직이라는 것이다. 그는 “‘언니, 기저귀를 뒤집어 보세요. 흡수력 보여 주세요’와 같은 Q&A 방송이 재미있어서 라이브 커머스는 무조건 되겠구나 싶었다”며 “만난 적도 없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나를 믿고 사는 재미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발성과 발음 연습을 했고 아이에게 친근하고 쉽게 설명해주면서 소비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육아는 내 커리어를 쌓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라방 시장 확대로 주부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며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평범한 주부가 불편한 살림을 개선하려다 사업가가 된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를 보고 제가 큰 영감을 받았던 것처럼 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해내는 저를 보고 라방 쇼호스트의 꿈을 키우는 주부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라방 쇼호스트는 특별해서도 연예인 같아서도 안되는 것이 오히려 진정성이 떨어진다 그저 저처럼 옆집 언니 같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심희정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자 yvette@sedaily.com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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