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 측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해덕파워웨이(102210)를 인수한 박모 화성산업 대표가 당시 투자받은 돈이 옵티머스 펀드 자금인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최근 해덕파워웨이의 자금을 횡령해 옵티머스 측에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검찰은 박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0일 박 대표의 변호인은 본지에 “박 대표는 처음 셉틸리언에서 투자를 받을 때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개인자금이거나 김 대표가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만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옵티머스의 펀드 자금 유용을 알지 못했고 오히려 좋은 펀드라는 전문가들을 믿고 시작된 일”이라며 “결과적으로 옵티머스 펀드 유용을 도와준 셈이 되어서 매우 죄송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19년 해덕파워웨이의 경영권을 300억원에 인수했다. 박 대표는 해덕파워웨이 인수 이후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인수자금으로는 화성산업이 셉틸리언으로부터 유상증자 받은 200억원이 쓰였다. 이보다 앞서 셉틸리언은 트러스트올로부터 250억원을 차입했다. 셉틸리언과 트러스트올은 최근 옵티머스 펀드 자금을 유용한 핵심 ‘저수지’로 드러난 회사다.
박 대표 측은 지난 5월 화성산업 유상증자 대금 100억원을 ‘돈 세탁’해 김 대표에게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 대금은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할 때 차용한 자금을 해결하는 데 사용됐다는 게 박 대표의 입장이다. 앞서 화성산업은 에이치엘비의 자회사인 바다중공업과 지방 소재 A사로부터 각각 50억원씩 100억원을 유상증자 받았다. 그런데 이 자금은 김 대표가 댄 것으로 드러났다. 옵티머스는 바다중공업에 50억원을 지불하고 화성산업 주식을 인수해 갔다. 또 A사의 경우 김 대표가 인수 계약금으로 50억원을 지불한 상태에서 화성산업 유상증자를 요청한 것이었다.
박 대표의 변호인은 “셉틸리언에서 200억원을 투자받은 것에 대해 거래소에서 문제를 삼아서 이중 100억원을 기륭산업에서, 100억원을 화성산업에서 인수했다”며 “그때 외부자금을 차입 했는데 그 차입금 변제에 사용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화성산업의 자회사 기륭산업은 지난해 2월 셉틸리언이 보유한 26만6,667주를 97억5,000만원에 사들였다. 셉틸리언의 나머지 지분은 지난해 6월 화성산업이 100억원에 매입해 소각했다. 당시 기륭산업이 셉틸리언에 건넨 97억5,000만원 중 80억원은 대출로 파악됐다. 기륭산업은 화성산업의 박모 대표와 그 가족들이 지분을 전부 보유한 회사다.
그러나 검찰은 박 대표가 해덕파워웨이와 화성산업의 자금을 횡령해 옵티머스 측에 건넨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은 박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박 대표에 대해 해덕파워웨이 명의로 140억원짜리 정기예금을 들고 이를 담보로 133억원을 대출받아 횡령한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전 대표의 영장청구 사실에는 화성산업 유상증자 대금 100억원 중 일부를 횡령한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은 해덕파워웨이의 자회사 세보테크의 강모 총괄이사와 M사 회장 오모 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세보테크의 강 이사와 M사 오 회장은 세보테크에서 거액의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세보테크는 M사의 하청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이렇게 유용한 자금을 오씨의 M사 인수 등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지난 2월 M사 창업주 등 2명에게서 지분 19.66%와 경영권을 150억원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