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현역 의원들에 대한 당무감사를 연기하기로 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불만이 쌓인 현역을 다독이면서 당내 리더십을 굳히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당무감사위에 현역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은 지역은 정기국회 이후로 감사를 미뤄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현역 대상 당무감사를 연기하자고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정기국회에서 예산과 입법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무감사 대상인 한 현역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선거를 6개월 전에 치렀기 때문에 중앙당 당무감사 팀보다 당협위원장들이 지역 정서를 더 잘 알 것”이라며 “당무감사를 하든 말든 상관없다. (김 위원장이) 당권 지휘를 하겠다는데, 하면 하는 것 아니냐”며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앞서 당외 인사들에 대한 당무감사 과정에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비롯한 당협위원장들이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 관악갑·종로·은평을·양천갑·노원갑·강서을 6곳과 경기 부천병·부천정·고양을·시흥을·남양주을·오산 6곳의 지역 당협위원장 자리가 비었다. 당초 예고했던 대대적인 ‘물갈이’에 미치지 않는 인사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이에 서울·부산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무엇보다 ‘단일대오’가 중요하다는 김 위원장의 판단이 깔린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내 반발이 나올 수 있는 인사권 휘두르기보다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위한 조직 정비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 당내 몇몇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진한 당 지지율에 대한 불만이 새어나오는 추세다. 이에 맞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겨냥한 ‘야권 재편’을 제안하자 당내가 술렁이고 있다. 5선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조기 전당대회론’을 앞세우면서 김 위원장을 압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