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재현, 옵티머스 합류 배경엔 '기업사냥' 가담한 동갑내기 친구[서초동 야단법석]

2017년 김재현과 이혁진 처음 연결해준

홍모씨, 무자본 M&A 허위공시로 구속

지난달 28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융정의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가 ‘옵티머스 부실 감독, 금감원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28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융정의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가 ‘옵티머스 부실 감독, 금감원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초 옵티머스 자산운용에 발을 들인 김재현 대표. 그는 그 전까지 라오스에서 약 10년 동안 농사 업체를 운영해오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국내에 들어와 당시 이혁진 대표가 운영했던 옵티머스를 어떻게 가게 됐을까. 첫 시작은 옵티머스 초기 사모펀드(PEF) 본부장 홍모씨의 소개를 통해서였다.

홍씨는 한 회사를 무자본으로 인수합병(M&A) 하는 과정에서 허위 공시를 한 혐의로 지난 7월 법정구속 된 후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기업사냥꾼’ 일당 중 하나로 분류되는 홍씨를 통해 옵티머스에 들어온 김재현 대표는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복수의 옵티머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혁진 대표에게 김재현 대표를 소개해준 것은 홍씨다. 앞서 김 대표와 이 대표는 한양대 동문이라 서로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니었냐는 얘기도 나왔었지만 주선자는 김 대표와 동갑내기 친구인 홍씨였다. 다만 홍씨는 한양대가 아니라 홍익대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의 옵티머스 합류 과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홍씨는 김재현에게 ‘좋은 펀드 있으니 같이 해보자’고 해서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때는 김 대표가 라오스에서 귀국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옵티머스에 가기 전 김 대표는 홍씨와 이피디벨로프먼트라는 법인을 차려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던 참이었다. 이피디벨로프먼트는 서울시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반년 동안 사업 추진은 차일피일 미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지연은 홍씨가 김 대표에게 코스닥 상장사 K사의 대표 박모 변호사를 소개해주면서 시작됐다는 주장이 있다. 당시 김 대표를 잘 아는 관계자는 “김 대표가 박 변호사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못 받은 상황이 발생했고, 일이 꼬이면서 이피디벨로프먼트 사업 추진은 결국 진행 안 됐다”며 “김 대표가 이때 홍씨에게 많이 실망했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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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모 변호사는 이스타항공 이사로 있었고 회장이었던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측근이었다. 박 변호사는 K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돈을 빌렸고, 돈을 빌린 사람 중 하나가 김 대표였던 것이다. (관련기사- 옵티머스 김재현, 여권 인맥 있는 ‘박 변호사’에 네차례 돈 빌려줬다)

하지만 김 대표는 홍씨의 설득에 다시 한 번 응하고 옵티머스에 합류했다. 김 대표의 측근이었던 한 관계자는 “홍씨를 통해 옵티머스를 들어와 보니 막상 펀드 규모도 작고 상태도 다 별로라서 김재현은 ‘나도 속았다’는 식으로 투덜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 대표는 ‘회사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이혁진 대표를 밀어내 단독대표로 자리를 차지했다. 김 대표의 다른 측근은 “이혁진 대표가 금융감독원에 ‘부당하게 대표직에서 밀려났다’는 취지의 민원을 넣은 것에 대해 김 대표는 부담을 많이 느꼈다”며 “이혁진이 민주당 인맥이 많았던 점을 많이 신경 썼던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전파진흥원의 기금 700억여원을 받아 펀드 규모를 키워나갔다. 김 대표의 다른 측근은 그가 “전파진흥원이 곧 들어올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 체류 중인 이혁진 대표는 지난달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많은 범인들이 잡히고 일탈을 하는 사람들이 다 드러나면 나에 대한 모든 의혹도 풀릴 것”이라며 “그런 시점이 오면 그때 가서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본지는 구속된 상태인 홍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의 변호사들에게 접촉을 시도했지만 변호사 측은 거부했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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