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제보자X’ 지모(55)씨가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에 대한 수사와 증인 신문을 재차 요구하며 5번째 불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16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기자와 백모 채널A 기자에 대한 8차 공판을 열었다. 앞선 4차례 공판에 이어 다시 증인으로 소환된 지씨는 또다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지씨는 이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서 이 전 기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인물로, 검언유착 의혹을 처음 MBC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가족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털어놓도록 협박했다고 보고 이 전 기자를 기소했다.
앞서 지씨는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5번째 불출석 사유서에서 “제가 경험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검찰 권력과 수구언론이 합작으로 벌인 ‘검언공작 미수 사건’임에도 주요 혐의자인 한 검사장이 수사에 불응해 이 전 기자 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결말이 나게 된다면 제가 법정에서 증언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검찰 측과 이 전 기자 측의 모든 증인 신문이 한 검사장에게는 빠져나갈 수 있는 답안지와 같은 것은 뻔한 일”이라며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실체적 진실에 대한 결론이라면 저는 그러한 거짓 결론에 공범이 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씨는 한 검사장의 증인 신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의 법정 증언을 먼저 진행해달라”면서 “절차상 번거로움을 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 저도 이 상황이 많이 힘들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지씨 외에도 2명이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부인 손모씨만 출석하면서 손씨에 대한 증인 신문만 진행됐다. 손씨는 과거 VIK의 자회사 밸류인베스트파트너스의 대표이사였다. 손씨는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 대해 “너무 힘들었다”며 “가족 재산까지 먼지 하나하나 탈탈 털어 빼앗을 수 있다고 해서 너무 기가 막혔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