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벼랑 끝 중기, 내년 3월 신용강등 쓰나미 온다

본지, 48개 업종 상장사 실적 분석

14개 업종 영업익↓…4곳은 적자

내년 신용등급 무더기 하락 불보듯

자금조달 어려워 유동성 위기 올수도

1715A01 한계기업 수 추이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의 연말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초 이들 기업의 신용등급이 대거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가 방아쇠로 작용해 ‘신용등급 하락→유동성 위기→흑자도산’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5면

16일 서울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업종별 상장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48개 업종 가운데 14개(29.1%) 업종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들고 4개(8.3%) 업종은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는 우리 주력산업을 떠받치는 자동차부품·디스플레이부품, 중소·중견 업체가 많은 도소매·섬유·통신장비 등이 포함됐다.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제출이 마무리되는 내년 3월 이후 진행될 신용등급 평가에서 상당수 기업의 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뜻이다.

관련기사



일부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공장을 처분하거나 미리 대출을 받아놓는 등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6조원 수준이던 중소기업의 신규 대출 규모가 9월 7조3,000억원, 10월 8조1,500억원 등으로 증가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라는 일시적 요인으로 실적이 급감했지만 이 같은 변수를 반영할 신용평가 시스템이 부재한 것도 문제다. 일괄적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우량 기업들도 자금조달이 어렵고 만기상환 압박에 내몰려 유동성 위기를 부를 수 있다. 한 정보기술(IT) 부품업체 임원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대출회수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기업들이 재무제표를 마사지(분식회계)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소·중견기업뿐 아니라 내수 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의 신용평가체계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해서는 최근 3년간의 매출 평균을 올해 적용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코로나19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채권을 정책기관이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현행 공공입찰제도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불이익이 최소화되도록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이상훈·양사록기자 shlee@sedaily.com

이상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