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노래방 기기 1위인 TJ미디어의 분기 매출이 10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분기 매출이 100억 원에 미달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17일 TJ미디어에 따르면 3·4분기 매출은 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줄어든 기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노래방 폐업이 급증한 결과다. TJ미디어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 노래방 반주기 시장이 포화상태였지만 분기 매출액이 100억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노래방 폐업이 급증하면서 TJ미디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노래방 반주기 판매가 급감한 게 전체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2·4분기까지 노래방 반주기 매출액은 155억원으로 1·4분기(161억원) 대비 선방했지만, 3·4분기 들어 7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반 토막이 났다.
성장 동력으로 꼽히던 해외 시장도 어려워졌다. 3·4분기 아시아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80% 감소한 17억 원을 기록했다. 노래방 기기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금까지 풀 가동해 오던 김포공장 가동률이 절반을 겨우 넘는 60%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노래방 영업이 중단돼 폐업이 급증한 반면 신규 창업은 거의 없어 노래방 기기 수요 자체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시행을 앞두고 있어 TJ미디어의 실적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1.5단계가 되면 노래방, 유흥시설 이용인원을 4㎡당 1명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노래방은 사실상 영업을 할 수가 없다. 서울 신촌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A사장은 “대학가 노래방은 영세해 방 크기가 작은데 손님을 1명 밖에 못 받으면 누가 오겠느냐”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노래방 폐업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중고 노래방 기기 매입규모가 하루 평균 5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고 노래방 기기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중고 노래방 기기 매입업체 관계자는 “한 대당 10만원 하던 중고 노래방 기기 가격이 1~2만원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