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다.”
LG전자(066570)가 애플 ‘에어팟’에 맞서 무선이어폰 ‘톤 프리(HBS-TFN7·사진)’를 내놨다. 기자가 일주일 동안 직접 체험해 본 결과 첫 눈에 들어오는 조약돌 같은 케이스와 차별화된 음질까지 ‘엣지있는 깔끔함’이 강하게 인상에 남았다. 특히 주변 소음을 차단해 몰입감을 높여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은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메리디안’의 고급스런 음질을 고스란히 전달해줬다.
무선 충전이 가능한 동그란 모양의 흰색 케이스를 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이어버드를 감싸는 푸른색 불빛이었다. 차량 내부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엠비언트 라이트와 같은 기능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불빛에는 특수한 기능이 담겨 있었다. 자외선(UV-C)을 이용해 LED 라이트로 대장균 등 유해 세균을 99.9% 제거해 주는 유브이나노(UVnano) 기술이 그것. 이어버드를 사용할 때마다 항상 최상의 청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인 위생이 중요한 요즘 시대에 딱 맞는 아이디어란 생각이 들었다.
이어버드는 귓구멍을 막는 커널형 특성상 애플의 ‘에어팟프로’와 비슷한 모습이다. 당장 걱정이 앞섰다. 귀에서 쉽게 빠질 것 같은 염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직접 끼어 보니 기우였다. 일부러 머리를 좌우, 위아래로 흔들어봐도 전혀 빠질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웨이브(물결) 형태의 이어젤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어젤 내부 공간에 나선형 모양의 웨이브 구조를 만들어 착용할 때 귀에 전달되는 압력을 균등하게 분산시켜 귀 모양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착용감과 밀착감을 제공한다.
다음은 음질이다. 통상 무선 이어폰들은 유선 이어폰에 비해 음질이 떨어진다. 아무래도 유선으로 전해지는 음질에 비해 무선은 중간 손실이 많기 때문이다. 톤 프리 역시 전반적으로는 유선 이어폰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감이 남는 음질이었지만, 다른 무선 이어폰들에 비해서는 월등한 실력을 자랑했다. 청량감은 물론 공간감도 그대로 전해져 왔다. 메르디안이 제공한 이퀄라이저 설정에 따라 원음 그대로 혹은 공연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확연히 다르게 구현해냈다. 특히 저음 보다는 고음 부분에서 예리한 음질의 만족도가 높았다.
톤 프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외부 소음을 차단해 음질을 높이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이다. 시끄러운 거리나 지하철 안에서도 몰입해서 사운드를 즐길 수 있었다. 노이즈캔슬링은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는 다른 노이즈(안티 노이즈)를 생성해 외부 소음을 줄여 주는 기능이다. 다만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켜는 순간 귓속에서 급격히 공기가 빠져나가 진공상태가 되는 듯한 느낌이 나며 귀가 먹먹해지기도 했다. 타사 제품 대비 노이즈캔슬링 효과가 나타나는 속도가 빨라 나타나는 이질감으로 보인다.
기기 설정과 조작을 위해 휴대폰과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도 한층 편해졌다. 분실 방지를 위한 이어버드 찾기부터 메르디안이 제공하는 이퀄라이저 설정과 터치패드 설정까지 손쉽게 변경할 수 있었다. 블루투스 연결도 안드로이드와 IOS 등 OS와 상관없이 쉽게 연결됐다. 이렇게 수준 높은 첨단 기능들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에도 가격은 경쟁사 대비 10만원 가까이 저렴한 가격 21만9,000원이다. 무선 이어폰 시장의 강자인 애플 에어팟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인다.
다만 전화를 거는 장소에 따라 차이가 있는 점은 아쉬웠다. 특정 지역에서 전화를 걸면 상대방이 기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주변 소리가 들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