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용부, "정규직 전환 막기 위해 근로계약 쪼개지 말라"

고용부 '기간제 근로자 보호 가이드라인' 개정

정부가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근로계약 간 공백기간을 설정하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민간부문으로 확산하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9일 ‘기간제 근로자 고용 안정 및 근로 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기간제 근로자 가이드라인은 2016년 제정됐으며 개정은 4년 만이다. 기업의 비정규직 남용을 막기 위해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기간제근로자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자료제공=고용부기간제근로자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자료제공=고용부



가이드라인에는 “사용자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에 근로계약 관계의 단절을 목적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계약과 근로계약 사이에 공백 기간을 설정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비정규직으로 분류되는 기간제는 기간제법에 따라 2년 내로만 사용이 가능하고 2년을 넘으면 무기계약직으로 간주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을 막기 위해 1년 11개월+1년 11개월 식으로 ‘쪼개기 계약’을 못하도록 한 것이다.


개정 가이드라인은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인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해서는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로 정의했다. 기존 가이드라인의 ‘연중 지속되는 업무로서 과거 2년 이상 지속돼 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라는 정의보다 범위를 넓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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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도급 근로자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자료제공=고용부사내하도급 근로자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자료제공=고용부


함께 개정된 ‘사내 하도급(하청)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에서는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내용이 주로 반영됐다. 개정 산안법은 하청 근로자가 산업재해를 당하는 경우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개정 가이드라인은 원청 사업주가 유해·위험 작업을 원칙적으로 직접 수행하고 하청 사업주와 근로자에 대해서는 안전보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했다.

사내 하청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위해 원청 사업주가 도급 계약의 중도 해지 또는 만료 1개월 이전에 이를 하청 사업주에게 통보하고 고용 승계 등을 통해 하청 근로자의 고용 안정 노력을 하도록 했다. 고용 승계는 새로운 도급 계약 대상인 하청 사업주의 고용과 원청의 직접 고용 등 다양한 방식이 될 수 있다.

다만 고용부의 가이드라인은 행정지침으로 강제력이 없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고용부는 근로감독관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현장에 배포하고 그 내용을 안내함으로써 산업 현장이 자율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세종=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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