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항공, 연일 아시아나·직원 달래기…"스케줄 조정·신규취항으로 인력 유지"

"51년간 인위적 구조조정 없었다" 합병 정당성 확보 주력

KCGI는 주총 소집 요구..'유증 중단' 판결 앞두고 명분쌓기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 제22차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 제22차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20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인력 감축과 노선 폐지는 없다”며 아시아나항공 달래기에 나서며 양대 항공사 통합 굳히기에 나섰다.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조와 여론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연합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반격에 나서면서 양대 항공사 통합은 ‘시계 제로’ 상황에 놓이게 됐다.

3자연합의 KCGI는 이날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임시주총 안건은 신규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이다. KCGI는 “임시주총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이사회의 책임을 묻고 신규 이사들이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하도록 함으로써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정관 변경을 통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요구했다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여러 방안을 포함해 회사의 경영 투명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CGI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는 3자 배정 유상증자 중지 가처분 판결을 앞둔 명분 쌓기로 분석된다.

한진칼과 KCGI의 대결은 이르면 다음주 나올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자연합 측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무산된다. 반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한진칼은 다음달 2일 예정대로 산업은행에 대한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 45일 이상 소요되는 임시주총 소집 절차상 내년 1월에야 소집이 가능한데 3자 배정 유상증자가 끝나면 표 대결에서 이길 가능성은 없다. 또 한진칼 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을 거부하면 결국 법정 다툼으로 가면서 소송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3자 배정 유상증자 중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며 “내년 초 3자 배정 유상증자가 실시되면 현 경영진과 산업은행의 지분율이 50%에 육박하기 때문에 KCGI가 표대결에서 이길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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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CGI 등 3자연합의 우호 지분율은 46.71%,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41.4% 수준이다. 3자 배정 유상증자 후에는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이 48%로 올라가고 3자연합 지분율은 40%로 떨어진다.

대한항공이 연일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한 것도 양대 항공사 합병의 정당성을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대한항공은 51년간 한 번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며 “2월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처럼 위중한 상황에서도 직원 1명도 인위적으로 내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도 이런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노조들도 잘 알고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사장의 발언은 지난 18일 “모든 직원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며 인력감축을 부인한 조 회장의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다. 우 사장은 또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는 만큼 노선 통폐합이 아니라 노선 시간대 조정, 신규 취항으로 인력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항공업계의 상생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측면이 있다”며 “가처분 신청을 심사하는 법원도 이 부분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능현·박시진기자 nhkimchn@sedaily.com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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