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086280)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베트남의 대형 콜드체인(냉장 유통 시스템) 물류업체 중 하나인 ABA쿨트랜스(ABA Cooltrans) 인수전에 뛰어든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백신 조달을 위한 콜드체인 인프라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물류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콜드 체인 물류 업체 ABA쿨트랜스는 이달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원매자를 대상으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글로비스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두 곳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ABA쿨트랜스는 사전 마케팅 단계부터 국내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현대글로비스와 CJ대한통운(000120) 등 베트남 물류기업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과 함께 PEF 운용사들이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받아갔다. 예비입찰에는 국내 원매자 이외에도 중국 대형 SI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져 치열한 가격 경쟁이 예고된다. ABA쿨트랜스의 기업가치는 1억달러(약 1,200억원) 수준에서 거론되고 있다.
매도자 측은 이르면 이달 중 적격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발표하고 연말까지 실사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매도자는 베트남에서 최초로 설립된 PEF 운용사로 알려진 메콩캐피탈이다. 메콩캐피탈이 보유한 지분은 50%에 못 미치지만 창업주 일가 지분도 함께 매도할 수 있어 사실상 경영권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입찰에 참여한 국내 후보들 중에서는 사모펀드가 쇼트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 법인을 설립한 현대글로비스는 현지 업체에 지분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해 외형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번 인수를 완주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ABA쿨트랜스 투자를 검토한 것은 맞다”면서 “예비입찰 참여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최종 인수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글로비스는 법인 설립 당시 베트남 현지 완성차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고, 콜드체인 물류를 포함한 소비재 중심 물류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앞으로도 투자 기업을 물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에 지사를 둔 ABA쿨트랜스는 지난 9월 세 번째 물류센터를 여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콜드체인은 베트남 경제의 성장과 식품 위생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확대하는 산업군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안정적인 백신 조달을 위한 각 국가의 콜드체인 인프라 구축이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면서 콜드체인 물류 기업들의 몸값도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조윤희·김민석 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