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K방역 자랑하더니...'백신 후진국' 되나

美, 내달 11일부터 접종 시작

영국도 이번주 백신 승인 예정

우리는 아직도 확보물량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정부의 백신 확보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은 이르면 다음달 1일, 미국은 다음달 11일부터 국민들에게 화이자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방침이지만 우리 정부가 공식 확보한 백신 물량은 여전히 제로다. 불안해하는 여론을 의식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개별기업들과의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계약이 체결되는 대로 국민들께 투명하게 알리라”고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은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미루더라도 물량은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는 12월 초 코로나19 백신의 종류와 확보 물량에 대해 발표하겠다”며 “협상 중인 회사에 따라 속도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떤 기업과는 계약서를 검토하는 단계이고 어떤 회사와는 구매조건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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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백신 접종 일시까지 밝힌 미국이나 영국 등과 달리 우리 정부는 확보한 백신 물량이 아직 없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 능력과 의지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안전성과 별개로 물량확보에 미리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교수는 “안전성 검증과 별개로 코로나19 백신 선구매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 역시 “(전 국민에게 지급했던) 재난지원금에서 10만원씩을 떼서라도 백신부터 확보해야 했다”며 “방역을 잘하는 게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확보 현황은 미국과 유럽 등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미국과 유럽은 당장 다음달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한다. 특히 미국은 다음달 11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해 내년 5월까지 ‘집단면역’을 이뤄내겠다는 ‘코로나 엑시트’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도 화이자 외에 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와 공급계약을 맺고 선구매를 확정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우영탁·김기혁기자 tak@sedaily.com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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