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검찰이 정부의 봄맞이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과 관련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난 5월 공직선거법 및 장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본격 수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지검 특수부는 아베의 비서 등을 소환해 2018년 4월 아베 전 총리의 지역구 주민 8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도쿄 최고급호텔인 ‘뉴오타니’에서 열린 벚꽃모임 전야행사비의 일부를 아베 측에서 지원했는지를 집중 수사했다. 검찰은 아베의 비서 2명 외에 지역구 지지자 등 적어도 20명을 소환 조사했으며 아베 전 총리의 사무소로부터 금전출납장 등을, 호텔 측으로부터는 명세서 등을 받아 분석하고 있다.
문제의 행사는 아베 전 총리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에 사무소를 둔 정치단체 ‘아베 신조 후원회’가 주최했다. 총리가 각계 인사를 초청해 벚꽃을 즐기며 환담하는 벚꽃모임에 앞서 마련되는 전야행사는 아베 전 총리가 재임 중이던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열렸는데 고발 대상이 된 것은 2018년 4월 행사다.
고발인들은 아베 전 총리와 후원회 간부가 공모해 당시 행사에서 적어도 1만1,000엔인 1인당 음식 값을 5,000엔씩만 받고 차액인 6,000엔 정도를 보전해줌으로써 공직선거법을 위반(기부행위)한 혐의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당시 모임에 참가했던 사람들로부터 5,000엔씩 받은 것을 지역 선관위에 제출한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아 아베 전 총리 등이 정치자금규정법을 어겼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NHK는 문제가 된 전야행사 참가비용의 일부를 아베 전 총리 측이 부담했음을 보여주는 영수증과 행사비 총액이 적힌 명세서를 호텔 측에서 작성한 사실이 복수의 관계자를 상대로 한 취재에서 확인됐다고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