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가덕도 이어 TK·서남권까지...전국이 공항 되겠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방안을 놓고 포퓰리즘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서남권신공항과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안까지 제기되고 있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과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대형 국책사업 나눠 먹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3일 “무안국제공항 국제선, 광주공항 국내선, 군 공항을 한 곳으로 통합해 국제관문을 확보해야 한다”며 “통합공항과 공항도시는 다가올 대선에서 호남 상생 공약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려면 호남에는 최소한 서남권신공항 정도의 선물꾸러미를 내놓아야 할 판이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TK신공항 건설에 국비를 투입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 공동 추진, (TK신공항 건설) 국비 지원 등 두 공항의 상생 전략을 논의할 공론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해 민주당이 추진 중인 특별법은 물론 대구와 광주 지역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특별법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7조원에 달하는 TK신공항 건설비는 본래 대구시가 대부분 부담해야 한다. 민주당이 부산 가덕도신공항에 반대하는 대구경북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국비 지원 카드를 꺼낼 경우 국민의힘이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TK신공항을 나랏돈으로 건설한다면 차별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서남권신공항도 국비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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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가 내놓은 결론은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검증위는 검토를 새로 하자는데 여야 정치권은 이미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넘어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치닫는 막가파식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발의하기로 했으며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은 이미 관련법을 발의했다. 여야가 나눠 먹기 경쟁을 벌이면 선거 한 번 치를 때마다 공항이 몇 개씩 더 생길 판이다. 정치 논리로 탄생한 청주·양양·무안 공항 등이 만년적자에 허덕이는 것을 보고도 이러니 정치 탓에 나라 곳간이 거덜 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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