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23일)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점인 2,602.59에서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3월 1,450선까지 폭락했던 국내 증시가 8개월 만에 79% 반등하면서 새로운 레벨 대에 진입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예상보다 빠르게 반영한 결과로 연말까지 코스피가 2,500~2,600 구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지수가 펀더멘털과 괴리가 벌어지면서 큰 하락이 우려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지만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스럽다는 진단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상승 속도가 기대보다 빨랐다”면서 “유동성 확대 환경을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부담이 있는 상태라 연말까지 코스피는 2,500~2,600 내외에서 등락하면서 상승 동력을 재확충하는 기간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김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가 역대 가장 강한 수준까지 높아지는 경우, 금리 상승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자극해 조정을 야기하는 경우,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가 경기에 재차 충격을 주면서 내년 이익전망이 훼손되는 경우 등에는 예상치(코스피 2,500~2,600)를 벗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를 2,600까지 끌어올린 힘이 외국인 투자자에게서 나온 만큼 투자 전략 차원에서 외국인의 매수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온다. 올해 연초부터 9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7조원 규모를 순매도한 외국인은 미국 대선 종료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이달 5일부터 전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외국인의 반도체 업종에 투자하는 것에는 ‘수출 호조’라는 펀더멘털 개선 요인이 뒷받침하고 있다”며 “펀더멘털 개선은 외국인의 매수세를 자극하는 재료로 충분히 이용될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도 전술 측면에서 외국인의 투자 패턴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와 자동차 및 부품 같은 경기소비재, 철강, 화학, 기계 등 시클리컬 업종의 수출이 나아지고 있다”면서 “관련 업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수가 상승하면서 가격 부담이 누적되고 있지만 업종 측면에서 펀더멘털 개선 신호를 찾을 수 있다면 매수로 대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