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 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말 기준 가계 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44조9,000억원 증가했다. 가계 신용 규모는 2016년 말 1,300조원을 넘어선 지 4년 만에 1,700조원 턱밑까지 차올랐다. 가계 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 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가계 부채를 의미한다.
특히 가계 신용 증가 규모는 2016년 4·4분기(46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집값이 오르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수요로 가계 신용이 폭증한 것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올해 3·4분기와 2016년 4·4분기는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가 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다만 당시에는 주택 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되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정부가 가계 대출을 규제한다는 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 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 대출 잔액은 1,585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39조5,000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신용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 대출이 695조2,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22조1,000억원이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 증가 규모(23조1,000억원)에 육박할 뿐 아니라 주택 담보대출보다 더 많이 늘었다. 주택 담보대출은 890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17조4,000억원 증가했다. 주택 담보대출 자체도 2016년 4·4분기(24조2,000억원)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 빚 증가 속도에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계 신용이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를 의미하는 금융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금융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