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가족이 보고 싶다"...美 코로나 폭증에도 추수감사절 '대이동'

공항 이용객 하루 100만명...가족 품으로

파우치 "모임규모 줄여라. 내 마지막 부탁"

바이든 “가족도 중요하지만 방역 너무 중요”

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라과르디아 공항에서 25일(현지시간) 한 가족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체크인하고 있다. /AP연합뉴스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라과르디아 공항에서 25일(현지시간) 한 가족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체크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공항에서 여행객들이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AP연합뉴스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공항에서 여행객들이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추수감사절 연휴에 가급적 집에 있으라고 권고했지만 상당수 미국인들이 여행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추수감사절은 외지에 나간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명절이다. 그렇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이번 연휴가 추가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전날까지 미 전역 공항의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인원은 하루 90만~100만명에 달한다.


특히 22일에는 104만7,000여명이 공항 보안검색대를 거쳐 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한 3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수감사절 전 공항 이용객이 작년에 견줘 60% 줄었다지만 하루 17만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를 낳을만한 수치다.

이들 여행자 대부분은 26일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가족을 만나러 이동한 사람들이다. 추수감사절을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보내는 것이 미국의 전통이다.


방역을 강조해온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조차 최근 추수감사절 때 어머니와 두 딸을 집으로 오도록 했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거센 비판을 받았고 결국 가족모임 계획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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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족을 보고자 텍사스주에서 뉴욕으로 여행했다는 달리자 로드리게스는 로이터통신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오래 못 본 가족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뉴저지주에서 플로리다주로 90세 할머니와 부모님을 만나러 간다는 테아 주니크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때론 필요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추수감사절 때 집에 머물라고 호소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홈페이지에서 “미국 전역서 감염사례가 계속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추수감사절을 보내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같이 사는 사람들과 함께 집에서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추수감사절 모임규모를 최대한 줄여달라면서 “조금만 더 버텨달라. 이것이 연휴 전 내 마지막 부탁이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하며 대규모 가족모임을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가족의 전통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지만 (방역은) 너무 중요한 일”이라면서 자신도 아내 및 딸 부부와만 추수감사절 저녁식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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