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경기 파주 용주골에 조직폭력배들이 지적장애를 겪고 있는 여성들을 넘긴 사건이 발생했다.
29일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 일당이 지적장애 여성들을 유인해 파주 용주골에 돈을 받고 넘긴 사건이 발생했다.
파주 용주골은 1960년대 미군 기지촌에서 시작돼 한때 ‘한국의 텍사스’라는 오명으로 불린 국내 최대 규모의 성매매업소 집결지였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올해 초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으며 1년 가까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기관에서 파악한 피해 여성은 3명이며 지적장애가 있거나 의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4·6·7월 세 차례에 걸쳐 용주골의 성매매업소로 넘겨졌다.
피의자들은 전남 지역 조직폭력배의 두목 격인 A씨의 지시를 받고 노래방 도우미 등으로 일을 하던 여성들을 꾀어 내 ‘돈을 잘 벌게 해주겠다’고 속여 용주골로 데려갔다.
이 대가로 피의자들은 소개비 명목으로 건당 수백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경비 명목으로도 한 사람 당 50만원을 챙겼다.
수사기관에서 검거한 피의자 최소 10여명은 성매매 유인 등의 혐의로 구속되거나 불구속 입건됐으며 일부는 이미 기소가 이뤄져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확한 검거·송치 인원 등은 수사기관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본청에서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라는 지침이 있었다”며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피의자들은 피해 여성들에게 ‘연애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애 작업은 업소에 넘기려는 여성과 먼저 교제를 해 자신에 대한 신뢰를 쌓은 후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며 여성들이 따라가게 하는 것이다.
지난 24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사는 “용주골은 성매매하는 곳 아니냐”며 “갇혀서 나오지를 못해서 도망 나온 사람도 있고 거기서 성매매를 해서 돈을 번 사람은 없고 빚을 져서 나오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증인으로 출석한 공범은 “당시에 피해자가 지적장애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면서 “(피해자가) 가기 싫다고 하면 안 가도 되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