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이 글로벌 기업 출신 외부 인사를 한꺼번에 4명이나 영입하는 등 파격적인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이 스페셜티(기능성 소재) 사업 강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양그룹은 1일 단행한 정기 인사에서 글로벌 화학 기업 다우케미칼 출신의 강호성 부사장을 삼양사 화학그룹장에 내정했다. 삼양사의 양대 사업 축은 화학과 식품으로, 지금까지 각 사업 그룹장은 각자 대표인 박순철(화학)·송자량(식품) 대표이사 부사장이 겸직해왔다. 이번 인사로 박 부사장이 겸직하던 화학그룹장 자리를 외부 인사인 강 부사장에게 맡긴 것이다. 박 대표는 화학 사업을 총괄하는 각자 대표직만 수행하게 된다. 삼양그룹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려는 그룹 차원 전략이 반영된 인사”라며 “한 번에 외부 인사를 4명 영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사 화학그룹장에 외부 인사를 앉힌 것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총괄도 외부 인재에 맡겼다. 삼양사 최고기술책임자(CTO)에는 삼성종합기술원 소재연구센터장(전무)을 지낸 이상윤 서울대 산학협력 교수를 선임했다. 이 신임 CTO는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재료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소재 분야 전문가다.
영업 실무를 책임지는 삼양사의 첨단소재(AM) 사업 영업PU(Performance Unit)장에는 독일의 세계적 화학 기업인 바스프 사업부문장과 화승케미칼 사업본부장을 지낸 서휘원 본부장을 선임했다. 식품바이오연구소장에는 CJ제일제당과 독일 식품기업 네슬레에서 근무했던 정우경 소장을 앉혔다. 정 소장은 네슬레 제품기술센터에서 뉴 헬스 플랫폼 사업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 삼양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글로벌 시장 확대와 스페셜티 제품 강화 등 미래 성장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