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추미애 회심의 일격 '소의 이익'…윤석열 "헌법 질서 수호"로 반격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점심식사를 위해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점심식사를 위해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사건 심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들고 나온 회심의 카드는 “윤 총장에게는 ‘소의 이익’이 없다”는 논리였다. 신청인인 윤 총장에게는 애초에 이 소송을 진행할 정당한 이익과 필요가 없으니 신청사건이 기각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같은 논리를 내세운 추 장관 측은 심지어 윤 총장이 주장한 감찰 조사와 징계 청구 과정의 위법성에 대해 “심판 대상이 아니다”라며 반박조차 하지 않았다.


만약 재판부가 ‘소의 이익’이 없다는 추 장관 측 주장을 받아들이면 곧바로 기각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만큼 윤 총장 측이 해당 논리를 일단 넘어서는 게 관건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 측의 대리인 이완규(59·사법연수원 22기) 변호사는 심문이 끝난 뒤 소의 이익과 관련한 입장문을 기자단에 추가 배포하고 재판부에도 의견서를 제출했다.

추의 공격 "이틀 후 징계 의결…어떻든 효력 상실"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법무부 측 추미애 장관의 법률 대리인인 이옥형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30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법무부 측 추미애 장관의 법률 대리인인 이옥형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소의 이익이 없다는 추 장관 측 대리인 이옥형(50·27기) 변호사의 주장은 오는 2일 법무부 검사징계심의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사실에 기반해 있다. 이틀 후 징계위에서 의결이 나오면 어차피 직무정지의 효력이 사라지기에 지금 직무정지 효력을 따질 실익이 없다는 이유다. 또 의결이 나오면 이 신청사건의 본안인 직무정지 처분 취소 청구가 각하되기에 신청사건의 요건도 상실하게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따라서 곧 효력을 상실할 직무정지가 윤 총장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줄 염려도 없고, 긴급한 필요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회복할 수 없는 손해와 긴급한 필요성은 일반적인 집행정지 사건에서 주요하게 따지는 요건이다. 이옥형 변호사의 이같은 주장은 징계위에서 면직이나 해임이 나올 것을 전제한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옥형 변호사는 심문 뒤 기자단을 만나 “12월2일에 결정된다면 이 사건 명령은 소의 이익이 없어서 각하되어 결국 패소하게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집행정지 사건 요건이 전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의 방어 "징계위 연기 가능성…대통령 결정까지 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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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완규(가운데), 이석웅(왼쪽)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30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완규(가운데), 이석웅(왼쪽)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심문 뒤 기자단에 배포한 추가 입장문에서 이같은 추 장관 측 주장에 대해 다섯 가지 이유를 꼽아서 반박했다. 먼저 추 장관 측 주장은 징계위에서 해임·면직 의결이 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본 징계 사안은 해임·면직 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해임·면직 이하의 징계가 의결될 수 있는데, 그러면 직무정지 상태를 해소할 집행정지 인용의 실익이 크다는 것이다.

또 징계위가 오는 2일에 열리는 것 자체가 확정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 측이 일부 징계위원에 대한 기피 신청 등을 함으로써 징계위 개최가 미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징계위가 열린다 해도 심의가 지연되어 추가 기일이 잡힐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만약 징계위에서 해임·면직 의결이 나오더라도 대통령의 결정이 있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직 이상의 징계는 추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재가해야 결정된다.

윤의 반격 "헌법 질서 수호·유지 위한 사항"

이에 더해 윤 총장 측은 추가적인 소의 이익들을 제시했다. 먼저 이번 신청사건은 헌법 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해 해명이 긴요한 사항이라는 것이다. 윤 총장 측은 재판부에 법치주의와 검찰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을 거론하며 직무정지 처분으로 이같은 요소들이 훼손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검사에 대한 외풍을 막고자 임기를 보장해준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함으로써 사정 등 국가 기능이 침해되기에 소의 이익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사항이 충족되면 소의 이익을 확장해서 따진다는 게 중론이라고 한다.

또 윤 총장 측은 이번 직무정지와 같은 유형의 침해 행위가 앞으로 반복될 위험이 있다는 것도 소의 이익의 필요성으로 거론했다. 징계위에서 해임·면직 등의 의결이 내려지거나 윤 총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또 다시 직무가 정지될 경우를 감안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반복 가능성’은 소의 이익을 예외적으로 인정할 때 따지는 요소다.

본지는 윤 총장이 추가로 내놓은 소의 이익 주장에 대해 추 장관 측 입장을 반영하려 이옥형 변호사에게 질의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르면 오늘 중 결정을 내놓을 수 있다. 윤 총장 측 신청을 인용하면 윤 총장은 일단 직무에 복귀한다. 신청이 기각되면 윤 총장은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징계위 심의를 받게 된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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