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엔피 관계자는 1일 “이번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나올 경우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 7~8일에 전체 유상증자 물량의 20% 이상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이엔피 최대주주 측이 유상증자 물량을 매입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것은 생산설비 효율화를 위해 유상증자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현재 에이엔피는 생산 설비 효율화 자금 112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보통주 1,000만 주에 대한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본사인 부천 공장을 포함한 4개 공장의 PCB 생산 공정을 인천 남동공단 신공장에 통합하는 것이 이번 유상증자의 골자다.
이를 위해 이번 달 2~3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일차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방침이다. 우리사주조합·구주주 대상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같은 달 7~8일엔 일반 공모를 실시한다. 이 일반 공모에서 최대주주 측이 전체 유상증자 물량의 20% 이상을 사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에이엔피 입장에선 이번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번 생산 설비 개편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직결돼 있는 사안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이 신공장 관련 투자에 약 530억원을 투입했다.
주력 산업인 PCB 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업황이 악화한 영향이 컸다. 에이엔피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으로 영업 손실을 봤다. 올해 1·4~3·4분기 누적 손실도 97억 6,251억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에이엔피는 지난 9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7,095만 8,459주를 감자해 자본금을 413억 9,243만 원에서 59억 1,320만 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가결하기도 했다.
에이엔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저가 수주를 줄이고 고가 모델 중심으로 물량을 재편하고 있다”며 “신공장의 경우에도 고사양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장비로 세팅돼 있어 구조조정을 통해 고가 제품만 생산하는 공정으로 탈바꿈하는 단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4개 공장을 하나로 합치면서 생산성 향상과 물류 및 관리비용 절감까지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