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주식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 순유입 규모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에 비해 줄었다면서도 실물경제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전월 대비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지난 11월 평균 4원 10전으로 9월(3원 50전), 10월(3원 40전) 대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일 대비 변동률 기준으로는 11월 0.36%를 기록해 9월(0.30%), 10월(0.30%)보다 커졌다. 브라질(0.91%), 러시아(0.70%)보다 작지만 유럽연합(0.27%), 일본(0.32%), 인도(0.18%), 중국(0.23%)보다 큰 수준이다.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대규모 자산 매입 정책으로 달러 약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위험 선호 심리 강화, 우리나라의 양호한 경제지표, 외환 공급 우위 여건 등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향후 미 달러는 단기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개 양상,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주요국의 통화·재정 정책 방향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과거에 비해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줄었지만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기업의 채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환율이 금융 외환시장이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에 시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자금은 주식 자금을 중심으로 순유입을 기록했다. 주식 자금은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백신 개발이 진전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자 순유입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외국인의 주식 자금은 10월 13억 8,000만 달러에서 11월 55억 2,000만 달러로 순유입 규모가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