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열풍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올해 66% 올랐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3월 주당 2,687엔으로 곤두박질친 후 약 9개월 만인 전날 주당 8,306엔(약 8만 7,000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점을 찍었다.
소프트뱅크 주가의 최고점 경신은 미국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 도어대시의 성공적인 상장이 이끌었다. 소프트뱅크는 산하 비전펀드를 통해 지난 2년간 도어대시에 총 6억 8,000만 달러(약 7,500억 원)를 투자했다. 도어대시의 IPO에 따른 증자 후 소프트뱅크의 지분율은 약 22%다. 도어대시가 상장 첫날 86% 가까이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70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난 만큼 보유 주식 수로 단순 계산하면 비전펀드의 평가이익은 114억 달러에 달한다. 투자액의 17배다.
아울러 소프트뱅크가 미국 로봇 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현대자동차그룹에 매각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번 거래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가 11억 달러로 평가받은 만큼 소프트뱅크는 약 8억 8,000만 달러의 이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손 회장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상장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흘러나오며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잇따른 호재에 소프트뱅크의 목표 주가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일본 내 투자자문사인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 재팬’의 데이비드 깁슨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의 목표 주가를 8,400엔에서 9,810엔으로 인상했다. 씨티그룹은 목표 주가를 1만 1,100엔으로 제시했다. 이는 ‘닷컴 버블’이 절정에 달했던 2000년 2월 기록한 최고치 1만 111.1엔보다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