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를 뛰는 프로들 중에도 그린 주변 벙커 샷을 싫어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니까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도 주눅이 들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올해의 골프 시즌을 정리하는 시기를 맞아 기본을 돌아볼 내용을 생각하다가 벙커 샷을 먼저 떠올리게 됐습니다. 알고 있는 내용이 많겠지만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본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린 주변 벙커에서는 탈출이 급선무입니다. 그럼에도 홀 가까이 붙이겠다는 욕심 때문에 기본보다는 결과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벙커 샷이 어렵게 느껴지고 실수도 잦은 이유입니다.
그린 주변 벙커 샷은 볼이 아닌 ‘뒤 땅’을 때려야 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골프의 모든 샷 가운데 클럽헤드로 볼부터 맞히지 않는 유일한 샷이 바로 그린 주변 벙커 샷입니다.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모래가 아닌 볼만 깨끗이 가격해야 하지요.
샌드웨지의 특성을 알면 볼 뒤쪽 2~3㎝ 지점의 모래를 자신 있게 내리칠 수 있답니다. 샌드웨지의 헤드 뒷면 아래쪽이 다른 아이언 클럽에 비해 불룩하게 돼 있는 것이 두드러집니다. 바운스라고 부르는 이 부분이 우리를 도와줍니다. 수상비행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샌드웨지의 바운스는 가파르게 내리쳐도 페이스 하단부인 리딩 에지가 모래 속으로 깊이 박히지 않게 합니다. 잠깐 모래를 파고든 이후로는 볼 밑으로 빠져나가고, 헤드의 이동에 따라 모래와 볼이 함께 페이스에 밀려 나가는 것입니다. 바운스를 믿고 이 부분으로 모래를 치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거리 감각도 조금씩 느껴지게 됩니다.
다음 단계는 생각보다 클럽헤드를 많이 열어주는 일입니다. 모래의 저항에서 좀 더 잘 빠져나갈 수 있게 해줍니다. 헤드가 열려 있는 만큼 목표보다 약간 왼쪽을 향해 정렬해야겠지요.
/KLPGA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