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원조 국민株'의 귀환…“한국전력 4만3,000원 간다”

거래대금 1.3조...주가 이틀새 20%↑

"요금제 개편·중장기 이익체력 쑥"

증권 업계, 목표주가 일제히 상향




‘왕년의 국민주’ 한국전력(015760)이 그간의 서러움을 씻어내듯 주가와 거래량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전기료 인상 가능성으로 냉담한 여론과 달리 실적 가뭄을 탈피할 수 있다는 기대에 주식시장은 요금제 개편에 환호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리면서 주가는 최근 2일간 20% 급등했고 하루 거래 대금은 1조 원을 넘겼다.

18일 코스피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일 대비 8.85% 오른 2만 8,300원에 마감했다. 전일 12년 만에 최대 오름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에도 단단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며 장중 3만 50원까지 솟구쳤다. 거래 대금도 폭발했다. 이날 장 마감까지 한국전력의 거래 대금은 1조 2,949억 원으로 양대 증시 종목 중 가장 많았다. 시가총액도 이날 18조 1,600억 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내 순위도 이달 초 25위에서 1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기료 개편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가 호재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한국전력은 요금을 원가에 기반해 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다. 지금껏 원재료 가격이 올라도 요금을 못 올리며 경영 부담이 가중됐지만 이번 개편으로 영업 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연료비 조정 요금’ 항목이 신설돼 분기별 연료비 변동분을 3개월 마다 전기료에 반영하게 된다. 더불어 각종 할인 특례가 폐지되고 기후환경요금도 별도로 구분돼 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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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업계는 ‘정책 피해주’라는 프레임을 던지고 재평가 기회를 맞이했다며 한국전력의 목표가를 일제히 높였다. 유진투자증권(4만 3,000원)이 가장 높고 하나금융투자(3만 9,000원)·한국투자증권(3만 8,000원) 등도 대폭 올렸다. 저유가 기조의 지속으로 단기 수익은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회복과 함께 원가 상승이 예상되며 중장기 체력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틸리티 업체는 단기 손익보다 에너지 방향의 정책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재평가의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원가가 급등하는 국면에서 국민적 요금 저항이 불붙으면 정부가 이를 눈치 보며 인상을 미룰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다. 이번 개편안에는 유가 급상승 등 예외 상황 발생 시 정부가 요금 조정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조항이 담겼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요금 조정 유보 권한으로) 요금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불확실성 요인이며 저유가 등으로 인한 초과 이익 기대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시장 수익률’로 낮췄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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