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도 하루에 최대 1,200명 정도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방역당국이 전망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 감염 재생산지수가 1.28 정도이고, 이 수치로 확진자 수를 예측하면 다음 주에는 (일일) 1,000명에서 1,200명 사이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사람 간 접촉이 줄어들면서 환자가 감소할 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서울 동부구치소 사례처럼 대규모의 집단발병이 발생하면 확진자 수는 더 초과해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1.28은 확진자 1명이 1.28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보통 감염 재생산지수 값이 1을 초과하면 ‘유행 지속’, 1 미만이면 ‘발생 감소’를 의미한다.
정부는 현재의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각각 2.5단계,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정 본부장은 이에 대해 “억제 효과가 있어서 더 이상의 급증은 어느 정도 막고 있으나, 이 유행의 정점을 꺾어서 반전을 일으킬 정도까지의 효과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후에 이동량 등 접촉을 나타내는 지표가 더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번 주 초 이런 부분을 면밀히 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시급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방역적·의료적 대응이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현 상황에 대해 “지난 10일 누적 감염자가 4만 명을 넘었는데 11일 만에 1만 명이 증가하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오늘 5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24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또 고령의 위중증 환자가 누적돼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우려했다. 또 “최근 의심 환자의 검사 양성률도 2%가 넘는 등 증가세에 있고 수도권 지역인 경우에는 지역감염의 위험이 매우 높다”며 “아직은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지방자치단체가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수도권에서 5명 이상의 사적인 모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을 두고 “성탄절 연휴와 연말연시에 각종 다양한 모임을 통해 전파가 확산하는 게 우려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잘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천 명 안팎으로 증가함에 따라 사망자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1주간 사망자는 총 81명에 달한다. 연령별로 보면 80대 이상이 49명, 70대 19명, 60대 9명, 50대 3명, 40대 1명 등으로 60세 이상이 77명(95.1%)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망자 81명의 추정 감염경로는 시설 및 병원에서 감염된 사례가 40명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또 사망자 가운데 79명(97.5%)은 기저질환(지병)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주간 신규 확진자 6,837명의 감염 경로로는 선행 확진자 접촉이 2,781명(40.7%)으로 가장 많았고 집단발생으로 인한 감염이 1,187명(17.4%), 병원 및 요양시설 628명(9.2%), 해외유입 194명(2.8%), 조사 중 2,047명(29.9%) 순으로 나타났다.
신규 집단발생 34건 중에서는 종교시설 관련이 10건(29.4%)으로 가장 많았고 의료기관·요양시설 관련이 7건(20.6%)이었다.
방대본은 특히 감염취약시설로 꼽히는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행정명령을 통해 시설 종사자가 주기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고 ‘사적 모임 금지’와 ‘마스크 상시 착용’ 등도 의무화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해당 기관에 대해 손실보상을 제한하고 건강보험급여를 삭감하는 한편 손해 발생에 따른 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또 각 기관이 예방적 코호트(동일집단) 격리할 수 있게 장기요양급여 기준도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