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박완범 서울대병원 교수 "코로나19 백신 맞아도 마스크는 써야"

감염확률 1/20로 낮춰주고

변종된 아형에도 예방효과

항체 1~2년 유지되겠지만

본인 감염·타인 전파 가능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감염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따라서 접종 후에도 마스크를 써야 예방 효과를 높이고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RNA 백신 맞아도 되나’를 주제로 한 병원의 유튜브 방송 프로그램에서 “화이자와 모더나 RNA 백신의 예방접종 효율은 95%로 바이러스 감염 확률을 20분의 1(5%)로 줄여주는 수준”이라며 마스크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백신을 맞으면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과 마찬가지로) 대략 1~2년 동안 항체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박 교수의 강의 내용.

1. 코로나19 백신의 원리가 무엇인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몸에 직접 주입하는 것인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S) 단백질을 통해 사람의 호흡기 세포 등과 결합,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기존 백신은 이런 단백질을 정제해서 만든다. 반면 (영국·미국 등에서 접종이 시작된) 화이자와 모더나의 RNA 백신에는 S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가 RNA 형태로 들어있다. 백신 주사를 맞으면 이 유전정보가 체내 세포에 유입되고 여러 과정을 거쳐 S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은 S 단백질과 반응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된다.

2. RNA 백신이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 있나?

△사람의 유전정보는 세포의 핵 안에 DNA 형태로 존재한다. RNA 백신에 의해 주입된 RNA는 세포핵 밖의 세포질에서 작용한다. 백신 RNA는 사람 DNA가 들어있는 핵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며 S 단백질을 생성한다. 인체 세포는 이후 백신의 RNA를 제거하므로 백신의 RNA가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는 없다.

3. RNA 백신을 운송·보관하는 데 특별한 문제는 없나?

△RNA는 매우 분해되기 쉬운 물질이다. 그래서 RNA 백신을 온전하게 보관하려면 매우 낮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저장고와 운송수단이 필요하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이렇게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저장고와 운송 수단이 전국적으로 갖춰져야 접종자에게 RNA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4.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나?

△(전 세계적으로 50개 이상) 국내에서는 5개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 중 서울대병원에서 임상시험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은 기존의 13가 폐렴구균 백신과 같은 방식으로 만든 단백접합 항원 백신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RNA 백신보다 익숙한 형태로 냉장보관만 하면 되므로 보관·수송이 쉽다.



5. 코로나19 백신은 몇 번 맞아야 하나? 독감처럼 매년 변종이 나온다면 다시 접종해야 하나?


△화이자와 모더나의 RNA 백신은 3~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돌연변이된, 즉 변종된) 아형은 S 단백질과 같은 표면 단백질이나 효소의 아미노산 일부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표면 단백질이나 효소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아형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도 함께 유도한다고 보고됐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아형 감염도 함께 예방한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아형 유전자를 분석해보면 독감 바이러스 만큼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지는 않다고 한다. 같은 기간 독감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2배에 해당하는 돌연변이가 생긴다고 한다.

관련기사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아직 잘 알지 못한다. 연구가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항체 유지기간이 대략 1~2년이므로 코로나19 백신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밝혀질 면역력 유지기간,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토착화 여부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

6.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접종하지 않는 경우보다 얼마나 안 걸릴 수 있나?

△화이자와 모더나 RNA 백신 연구에서 예방접종의 효율은 9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즉,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20분의 1로 감소한다고 볼 수 있다.

7.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또는 장기적인 합병증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

△화이자와 모더나의 RNA 백신 모두 다른 백신들과 비슷한 부작용을 유발한다. 백신 접종 후 열감, 오한,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 전신반응과 주사부위 통증, 발적, 부종 등 국소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혈압이 떨어지거나 숨이 차는 등 과민반응(호흡부전을 동반한 아나필락시스)도 나타날 수 있다. 두 백신의 부작용은 주로 2회차 접종 후 많이 발생했다. 화이자 백신은 2회차 접종 후 38%가 근육통, 26%가 두통, 16%가 발열을 호소했고 모더나 백신도 비슷했다. RNA 백신은 새롭게 시도되는 종류의 백신이므로 장기 합병증 발생에 대해 추적연구가 필요하다.



8. 젊은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잘 회복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보다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더 위험하지 않나?

△50세 미만의 성인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대체로 큰 문제 없이 잘 회복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당뇨, 비만, 만성 심폐질환, 면역저하 질환이 동반된 경우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고 일부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본인에게는 큰 문제가 없어도 주변의 고령 성인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 젊은 성인들도 백신을 맞는 게 도움이 된다.

9. 코로나19 백신 접종보다 자연감염으로 면역력을 얻는 게 더 나은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자연적으로 감염되는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전신적 면역반응 뿐만 아니라 호흡기 점막의 국소 면역반응도 함께 유도할 수 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은 보통 근육 주사로 접종하므로 호흡기의 국소 면역반응은 잘 유도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또는 자연감염으로 획득한 면역력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 RNA 백신은 체내에서 면역반응이 더 잘 유도되도록 S 단백질의 일부가 변형돼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을 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 일시적으로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다. 모더나 RNA 백신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났을 때 백신 접종자의 코로나19 항체 수치가 자연감염 후 회복기 혈청의 코로나19 항체 수치보다 더 높았다는 보고도 있다. 그 이후의 항체 수치에 관해서는 추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10.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마스크를 안 써도 되나?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 감염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마스크를 써야 예방 효과를 높이고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 전파도 최소화할 수 있다. /정리=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임웅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