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영국에서 발생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올해 말까지 영국발(發)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연일 1,0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변종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 방역 대응이 어렵다고 보고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3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영국과의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며 “영국 내 우리 공관의 격리면제서 발급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이어 “모든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14일간의 격리를 실시하고 격리 해제 시에도 추가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입국 심사가 강화되고 발열 기준도 37.5도에서 37.3도로 조정된다. 여객기 승무원들에 대해서는 전수 진단 검사를 실시한다. 영국발 확진자를 발견하는 경우에는 모두 PCR 검사를 실시해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항공사들은 당장 이날부터 영국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주 금요일 주 1회 운항하던 인천~런던 왕복 노선 운항을 이달까지 중지하기로 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런던발 항공편은 중단하되 인천발 런던행 항공편은 기존대로 주 3회 운항한다. 그동안 국내로 들어오는 영국발 항공편은 일주일에 4편 정도였다. 최근 2개월 동안 영국발 입국자 중 확진자 15명은 내국인이 11명, 외국인이 4명이었다. 이들에게서는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영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직항편이 아니라 다른 나라를 경유해 입국하는 경우에는 영국 체류 사실을 확인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현재 유럽연합(EU)에서 영국에서 출발하는 사람에 대해 엄격한 조처를 하고 있는 만큼 인접 국가를 통해 걸러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동이나 아시아 국가를 통해 입국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입국자는 14일간 격리 조치하기 때문에 방역망 내에서 통제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