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데 대해 방역당국은 건물 형태와 높은 밀집도를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동부구치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514명이다. 지난 18일 1차 전수검사에서 직원과 수용자 187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3일 2차 일제검사에서 288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나머지는 1∼2차 검사 전에 산발적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는 아파트형 건물 형태와 실내생활, 높은 밀집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보건당국은 분석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규모 집단감염 원인과 관련, “동부구치소는 다른 구치소들과는 건물구조가 좀 다르다”면서 “다른 구치소는 단층 또는 높이가 낮은 건물로 만들어졌는데, 동부구치소는 아파트형으로 건축돼 12층짜리 건물 5개 동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구치소는 운동장이 있어서 야외활동이 이뤄지는데 동부구치소는 대부분의 생활이 실내에서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수용 밀도도 높았다”면서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수용정원은 2천70명이지만 실제 수용인원은 2천412명이었다”고 전했다.
구치소는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된 미결수용자가 모여 생활하는 곳이어서 밀집도가 높은 수밖에 없지만, 동부구치소의 경우 밀집·밀접·밀폐, 즉 ‘3밀(密)’의 특징이 더 두드러졌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동부구치소 관련 첫 확진자는 직원의 가족(학생)으로, 지난달 27일 확진됐다. 가족으로부터 감염된 직원이 구치소 근무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고, 이후 밀접하게 접촉하는 직원과 수용자들 사이에 광범위한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수용자 2,000여명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감염된 상황이어서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독방을 쓰는 수용자는 소수이고 대부분은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앞서 1차 전수검사에서 확진된 수용자들은 건물 1개 동에 모여 관리를 받고 있었으나, 확진자가 500명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법무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환자를 외부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구치소 내 감염이 외부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반장은 “동부구치소는 이미 방역망 내에서 관리가 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역사회로 추가로 전파되는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집단발병 역시 기존의 요양원·요양시설 집단발병 사례와 비슷하게 지역감염이 교정시설 내로 전파된 것으로, 직원들의 출퇴근과 면회자 출입 등을 통해 외부로 전파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