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잠룡’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홍정욱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둘러싼 ‘정계복귀설’이 또다시 불거졌다.
홍 전 의원이 “내 개성과 역량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면 직접 나서고, 그렇지 못하면 이에 적합한 리더를 선별해 일을 맡겨야 한다”는 글을 올리면서다.
홍 전 의원은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천하의 앞이 되려고 하지 않으므로 큰 일을 할 우두머리가 된다’는 한비자의 고사를 인용하면서 “시대는 때로 혁명가 또는 관리자를 요구하고, 때로 엘리트 또는 서민을 선호하며, 때로 젊은이 또는 원로를 필요로 한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홍 전 의원은 “그러나 한 사람이 모든 리더십을 갖추기는 불가능하다”고 상황을 짚고 “끊임없이 공부하며 진화하되, 카멜레온처럼 이 흉내 저 흉내를 내며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홍 전 의원은 이어 “움직일 때 머뭇대면 놓치고, 머무를 때 꿈틀대면 잡히는 법”이라면서 “경영이나 정치도 야생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 전 의원은 자신이 정계를 은퇴했던 이유에 대해선 “정부와 국회를 장악한 청와대가 연일 정책을 속전속결로 밀어 부치고 국회는 해머질과 몸싸움이 난무하는 난장판이 됐다”고 돌아보면서 “동네를 돌아다니면 싸움질 그만 하라고 내게 소리치는 분들 뿐이었다”고 썼다.
한편 이번 글을 통해 ‘시대정신’을 강조한 홍 전 의원은 앞선 글에서는 “견문의 자극이란 무한한 것. 많이 보고 배울수록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도 늘어만 간다”면서 ‘소명’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뒀던 홍 전 의원은 지난달부터 매주 한 번씩 자신의 블로그에 에세이 형식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계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홍 전 의원은 최근 서울시장 출마설이 불거졌을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각할 겨를도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면서 “지금은 정치 재개의 뜻도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