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뒤바뀐 글로벌 분업체계(GVC)가 우리나라 수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의존도가 심화된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영향이 수출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분업체계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역내외 무역협정에 적극 참여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글로벌 분업체계 참여구조 변화가 우리 수출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연 평균 10.4%에서 이후 1.9%로 큰 폭 둔화됐다.
주요국의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글로벌 분업체계 변화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수출증가율에 대한 글로벌 최종수요의 기여도는 10.8%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하락했다. 글로벌 분업체계 변화도 1.2%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글로벌 분업체계를 약화시킨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리 수출기업의 생산시설 해외 이전,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나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꼽힌다.
문제는 코로나19 영향이나 보호무역주의 기조 지속 등으로 글로벌 분업체계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리쇼어링 증가, 주요 품목에 대한 수출입 규제 강화, 글로벌 공급망 지역화나 다변화 등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분업체계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굳건 한은 국제무역팀 과장은 “역내외 무역협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무역장벽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주력 수출품목의 경쟁력 제고, 소재·부품 등 중간재 공급망 다변화 등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