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벤처기업이 총 매출액으로 현대차를 제칠만큼 외형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0년 벤처기업정밀조사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3만6,503개 벤처기업의 총 매출액은 193조3,320억원이다. 대기업과 비교하면 1위인 삼성(254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현대차(179조원), SK(161조원), LG(122조원)을 제쳤다.
다만 벤처기업의 수익성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총 영업이익은 2억1,200만원으로 2019년 조사 때보다 43.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억1,000만원으로 78.4%나 떨어졌다. 벤처창업이 기술형 창업 비중이 높고 초기 연구개발비, 인건비 지출이 많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벤처기업 종사자는 80만3,561명으로 2019년 조사 대비 15.8% 증가했다. 이는 4대 그룹 고용인원(66만8,000명)을 13만6,000명 앞서는 수준이다. 벤처기업당 고용인원은 22명이며 정규직 비율은 99.1%에 달한다.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4.9%로 대기업 평균(1.7%) 보다 두 배 넘게 앞섰다. 이를 통해 벤처기업이 보유한 국내 산업재산권은 27만3,725건으로 전체 산업재산권의 53.6%를 차지했다. 벤처기업에 보유한 기술력 수준을 문자 20.9%는 ‘세계 최고 수준이거나 동등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경영 애로사항(중복응답)에 대해 벤처기업 75.4%가 ‘자금조달, 자금운용’을 꼽았다. 이어 국내 판로개척(66.6%), 기술의 사업화(60.2%), 필요인력 확보 및 유지(48.3%) 순이다. 벤처기업 창업자의 67.1%, 대표의 48%는 공학(엔지니어) 출신으로 조사됐다. 지분구조는 창업자 지분이 64.2%로 가장 많았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벤처기업이 우리나라 경제 주역임을 다시 확인했다”며 “내년 2월부터 새로운 벤처확인제도가 시행되면서 민간이 주도하는 벤처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