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눈] 플랫폼 성장이익, 나눌 순 없나

박호현 성장기업부




“수년 전 음식 배달이 대세가 될 거라고 생각해 매장 없는 배달 전문점을 창업했습니다. 근데 그 생각은 절반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한 배달 전문 자영업자가 음식 배달 시장은 ‘노다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배달 대행 수수료, 포장 용기, 배달 플랫폼 광고비와 수수료 등 비용이 계속 발생한다. 치열한 경쟁은 다 아는 사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외부 충격에는 가장 취약하다. 전국 음식 업종 자영업 매출은 최근 반 토막 이상 났다.


배달 라이더도 힘들다. 월 300만 원을 벌기 위해서는 혹한의 날씨에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 시간이 생명이라 교통신호를 어기는 일도 허다하다. 실제로는 150만 원 벌기도 빠듯하다.



이것저것 떼주는 것이 많은 배달 대행 기업은 매년 최대 적자 기록을 세운다. 배달 대행 기업 로지올(생각대로)의 매출은 매년 급증하는데 영업 손실은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반면 배달의민족은 약 4조 원에 매각됐다. 돈을 번 건 배민이 아닌 투자자들이다. 중국계 힐하우스, 골드만삭스 등이다. 이들 투자사 펀드의 출자자는 대부분 해외 연금이나 패밀리하우스 등 외국인이다. 타다·마켓컬리도 외국인들이 대부분 투자했다. 자영업자들과 배송 기사, 물류 센터 근로자들이 함께 키워간 플랫폼 스타트업의 과실을 외국계 투자자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배송 기사나 소비자 등 플랫폼을 키우는 데 기여한 참여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 경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로토콜 경제는 블록체인 기반의 일종의 ‘참여형 공정경제 시스템’ 개념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근 들어 부쩍 많이 언급하고 있는데 스타트업 투자자들만 이익을 챙겨가는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greenlight@sedaily.com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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