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단체 헌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여파로 줄 취소되고 있다.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1일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에 따르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번진 지난해 11∼12월 헌혈 의사를 밝힌 135개 단체 중 40개 단체(3,000여 명)가 헌혈 계획을 취소했거나 무기한 연기했다.
헌혈 취소 단체들은 수도권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2.5단계까지 상향 조정되자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월 단체 헌혈 참여 인원은 지난해 평균치인 2,687명에 못 미치는 2,533명에 그쳤으며 12월 단체 헌혈 참여 인원은 지난해 동기 평균에서 1,000여 명이 줄어든 1,62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방역 조치 강화로 각 단체가 헌혈 행위 자체를 기피한 게 원인이라고 인천혈액원은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아 향후 단체 헌혈을 기피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헌혈 버스나 시설은 인천혈액원이 공적 업무로 사용하는 것이어서 5인 이상 집합금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5인 이상 모여 헌혈을 해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고 모여서 헌혈하다가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각 단체는 헌혈을 기피하고 있다.
평소 단체 헌혈을 자주 하며 안정적인 혈액 보유량에 기여한 군부대조차 최근에는 헌혈이 어려운 사정을 이해해 달라고 할 정도다.
지난달 중순께 인천혈액원 혈액 보유량은 2.2일분까지 떨어져 혈액 수급위기 4단계 중 혈액 수급 부분적 부족을 나타내는 ‘주의(3일분 미만)’ 단계에 머물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달 18일 보건복지부가 헌혈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며 시민들에게 헌혈을 독려하는 문자를 보내면서 개인 헌혈자가 늘어 현재 혈액 보유량은 4.3일분(지난달 30일 기준)까지 늘어났다.
정임권 인천혈액원 헌혈개발팀장은 “그동안 단체 헌혈을 권유하지 않았던 각 아파트 단지에도 헌혈 참여를 읍소하고 있다”며 “헌혈자들의 감염 우려를 고려해 최대 4명이 헌혈할 수 있는 헌혈버스를 2명씩만 헌혈하도록 운영하는 등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헌혈을 희망하는 단체는 인천혈액원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