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배달 전문 식당을 하는 한 자영업자는 배달 용기가 부족해 장사를 못할 지경이다. 지난달에 온라인에서 주문한 배달용기는 주문이 밀려 8일에나 도착할 예정이다. 급한대로 근처 식자재 매장에서 배달용기를 샀는데 온라인 가격보다 2배 가까이 비싸고 물건도 많이 없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 수요 폭증으로 배달 용기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거리두기가 장기화 되면서 배달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따른 배달 용기 등 부자재 수급이 깨져버린 것이다.
식품포장용기를 생산하는 서울포장은 이달 31일까지 별도로 주문을 받는 포장용기 제작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일반 제작 포장용기 생산에도 벅차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일부 용기 제품은 아예 품절돼 주문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종이로 만든 도시락 박스, 닭강정 상자, 피자박스, 플라스틱 돈까스 및 초밥 용기 제품 일부는 품절돼 판매가 중단됐다.
또 다른 포장용기 제조사 대흥포장도 골합지로 만든 포장용기와 플라스틱 국그릇 등이 품절돼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 대흥포장의 경우 주문이 너무 몰려서 주문 후 배송기간이 일부 품목의 경우 최대 일주일이나 걸린다고 밝혔다. 동양피앤에프도 찜, 탕 등을 담을 수 있는 용기가 일부 품절돼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식자재 쇼핑몰인 배민상회 역시 포장용기 배송 지연을 겪고 있다. 이날 현재 배민상회에서 판매하는 탕, 소스, 밥 플라스틱 관련 일부 용기 제품은 현재 출고지연 상태다. 배민 측은 “택배 물류 허브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평소보다 2~3일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인기 품목은 가격이 뛰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플라스틱 밀폐사각용기인 ‘JB-431’ 제품 2,500ml 200개는 당초 온라인 최저가 9만9,000원에 판매됐지만 이 가격은 현재 쿠팡 등 대형 이커머스에서 11만5,000~12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이마저도 주문하면 출고 가능 여부는 다음날 알 수 있을 정도로 수급 상황이 좋지 않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포장용기 부족뿐 아니라 택배 물량이 너무 많아 정상 주문도 많게는 일주일 가량 도착이 늦어지고 있다”며 “이 상황이 지속되면 배달비에서 상당 부분 차지하는 식자재 비용이 덩달아 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