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수현·황정호 박사팀과 안기훈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왕은진·김희윤 연구원)은 이런 기능을 하는 무선 신경전극 장치를 개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조산은 임신한 날부터 20~37주 사이에 분만하는 경우를 말한다. 아기가 사망하거나 신경학적·발달장애, 호흡기 합병증 등을 갖게 하는 요인이지만 조기에 진단하기도, 부작용을 감수하고 자궁수축억제 약물을 써도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반면 최근 늦은 결혼·임신이 늘어나면서 조산 비중이 전체 분만의 12.7%로 증가했다.
조산은 원인이 다양하지만 자궁이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연구팀은 그래서 자궁 수축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조산 징후를 빨리 파악하고 전기신호(특정 전류의 강도와 주파수)로 교감신경을 자극→자궁근육을 이완시켜 조산을 예방·억제하는 무선 신경전극을 개발했다. 도넛 모양인데 자궁근육을 조절하는 신경 다발이 많은 곳에 위치시켜 △안쪽의 2개 전극은 자궁근육 수축 신호를 모니터링하고 △바깥쪽의 2개 전극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자궁근육의 수축과 조산을 예방·억제한다.
4개의 전극이 붙어 있는 도넛(내경 3㎝, 외경 5㎝) 모양의 신경전극 장치 커버는 질을 통해 자궁경부에 밀어넣을 수 있게 유연한 생체친화적 고분자 소재인 PDMS(폴리디메틸실록산)로 만들어졌다. 외부 무선 모듈과 송수신하므로 밖에서 쉽게 전기자극을 조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생쥐 모델에서 자궁 수축에 관여하는 신경 조절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어 임신한 미니돼지의 자궁경부에 신경전극을 삽입해 자궁수축 신호를 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전기자극을 줘 자궁 수축과 조산을 예방·치료하는 게 가능함을 확인했다.
안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최초의 자궁수축 조절 의료기기가 향후 상용화되면 조산으로 인한 영아 사망과 후유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박사는 “범부처 의료기기 사업 등의 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조산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할 계획인데 상용화까지 4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학술지(IEEE 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