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당국이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폭동을 벌인 시위대에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클 셔윈 워싱턴DC 연방검찰 검사장 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의사당 폭동사태와 관련해 15건의 연방사건 공소제기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사건은 연방법을 어긴 경우다.
셔윈 검사장 대행은 시위대에 적용할 혐의로 무단침입과 절도 등과 함께 내란음모와 반란, 소요죄 등도 거론했다. 그는 “가능한 한 가장 강한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셔윈 검사장 대행은 또 조사를 거쳐 의회경찰 중 이번 사태에 연루된 이가 있다면 역시 기소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일부 의회경찰이 친트럼프 시위대와 셀카를 찍어 논란이 됐다.
CNN방송은 관리들을 인용해 연방수사국(FBI) 등 연방 사법기관들이 이번 사태를 주도한 이들을 체포해 기소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FBI 디지털감식 전문가들은 밤새 의사당과 의사당 단지 일대 감시카메라 동영상을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미지나 얼굴을 이번 폭동사태 장면을 담은 소셜미디어 게시물 속 인물들과 대조하는 소프트웨어도 이용하고 있다.
폭동 가담자 일부는 사전에 SNS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연방검찰이 이를 기소에 활용할 수 있다고 CNN방송은 짚었다.
현재 FBI는 폭동 가담자 신원파악을 위한 제보도 받고 있다. FBI는 홈페이지에서 “워싱턴DC에서 적극적으로 폭력을 선동한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를 찾고 있다”며 이날 의사당 건물과 그 주변 지역에서 폭동과 폭력 장면을 담은 디지털 미디어와 제보를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회경찰은 전날 13명을 의사당 불법 진입 의혹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워싱턴DC 경찰은 폭동 이후인 전날 밤 68명을 체포했다. 대부분은 야간 통행금지령 위반자이지만 무기소지나 불법침입 등 혐의로 잡힌 사람도 있다.
CNN방송은 제프리 로즌 법무장관 대행 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SNS를 통해 여러 방법으로 공격을 ‘암시’했음에도 왜 대비가 안 됐는지에 관한 질문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법 집행기관의 대응을 조사하겠다고 공언하며 책임자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당선인증을 막는 게 목적이라고 밝힌 집회를 수주째 독려했는데도 대비가 부족했다는 점에 당황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제이슨 크로 하원의원은 “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비극이자 조롱이며 엄청난 보안의 실패”라며 “나는 이번에 일어난 일로 아주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회경찰의 스티븐 선드 서장은 이날 폭동 사건 및 그와 관련된 계획을 조사 중이라면서도 경찰의 대응을 옹호했다. 폭도들이 쇠파이프와 다른 무기들로 적극적으로 경찰을 공격했고 “큰 피해를 줘 의사당 건물로 진입하겠다는 각오가 돼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워싱턴DC 경찰은 전날 폭동으로 파괴된 시설물을 수리하는 한편 의사당 서편 광장에 더 강화된 울타리를 가설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오는 20일 열릴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때 이 공간이 쓰일 예정인데 이때도 트럼프 지지자들이 이곳에 몰려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