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다]김형오 “외교안보·경제 위기, 국정운영 방향 틀어야 한다”

국익 아닌 진영 이익 위에서 판단·유연성 떨어져

외교·안보조차 진영 이익, 한미일 동맹 신뢰 잃어

대외 영향 큰데 외교·안보 틀 무너져 경제도 영향

기업들 장기투자 못하는데 규제 양산해 상황 악화

“노 전 대통령, 변화하는 용기 보여 후대에 호평”

김형오 전 국회의장김형오 전 국회의장



“분열의 정치와 진영정치의 원인은 국정 철학이 빈곤하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정부는 욕을 먹더라도 잘못된 정책을 털고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주의에 가까운 정책을 펴고 외교·안보도 자기중심을 잃어버렸다”며 “(문재인정부는) 자기 집단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적을 만들어가는 정치를 하고 있고 집단과 조직의 이익에서 빠져나갈 수 없으니 바뀌는 상황에 대한 대처도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새해 벽두부터 그는 “나라의 장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외교·안보와 경제분야에서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시대의 흐름과 멀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정부가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게 가고 있다. 21세기는 (애플의 창업자)스티브 잡스를 보듯 민간이 가진 창의성, 실리와 유연한 방향성으로 가는 민간, 개인의 시대”라며 “그런데 이 정부는 정부와 조직의 시대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 자기 집단의 이익에만 매몰되고 갇혀 있고 유연성마저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런 ‘진영정치’의 원인으로 김 전 의장은 “국정철학이 빈곤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국익보다 진영의 이익이 우선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가 길을 잃었고 여파는 경제분야로 쓰나미처럼 닥치고 있다고 현 정세를 짚었다.



김 전 의장은 “외교·안보는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한국은 절대로 혼자서는 (안전보장을) 지킬 수 없는 위치를 알아야 한다”며 “국정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 과제는 외교·안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은 혼자서 안전보장을 굳건히 지탱할 수 있는데 왜 미국과 일방적인 관계를 하고, 일본에게는 좀 공격적으로 나가면 안되느냐는 치기 어린 생각으로 행동했다”고 꼬집었다. 또 “외교를 감상적, 감정적으로 하면서 북한에 손을 내밀고 중국과는 ‘역사와 문화’를 말하며 할 말도 못했고, 사실상 갑을관계로 전환됐다고 본다”며 “외교·안보의 틀이 무너진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전 의장은 “외교·안보 문제는 결국 경제까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대외무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우리 경제는 외교·안보적인 변수가 높은데 이게 틀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인들은 세계 시장에 새 제품을 내기 위해 10년을 내다보고 공장을 짓는다. 그런데 그걸 못하고 있고 결국 투자가 안 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데 안으로는 다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우리나라가 전체적으로 활력이 떨어지고 경쟁국들에 비해 경제·사회 등에서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앞으로 경쟁력을 회복하는데만 엄청나게 힘이 들 것이다. 장래가 어두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지금이라도 국정운영을 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밀리면 끝이다’, ‘양보하면 안된다’ 이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서 지금이라도 국민을 위해서 잘못된 것에 대해 진솔한 반성을 담아서 변화해야 한다”며 “욕은 먹겠지만, 역사를 생각한다면 지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영의 이익을 벗어나 변하는 용기와 지혜, 철학을 보였기 때문에 후대에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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