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지난해 외국인 투자 기업이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한국 정부에 신고한(신고 기준) FDI가 207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되며 전년인 지난 2019년(233억 3,000만 달러)보다 11.1% 감소했다고 밝혔다. 집계 시점까지 실제 국내에 도착한 투자액을 나타내는 도착 기준 FDI도 지난해 110억 9,000만 달러를 나타내며 전년보다 17% 줄었다.
FDI(이하 신고 기준)는 2018년 269억 달러를 기록해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233억 3,000만 달러, 지난해 207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하향 추세다.
지난해 FDI는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2.4%나 감소한 7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접어들며 외자 투자 유치 길이 사실상 막힌 탓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1년 전보다 2.8% 줄어든 130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감소 폭을 줄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FDI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에만 49% 감소하는 등 크게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FDI 감소 규모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투자 분야별로 보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클라우드·친환경차·바이오 등 4차 산업 관련 신산업 투자는 지난해 84억 2,000만 달러로 77억 달러를 기록한 2019년보다 9.3% 증가했다. 제조업과 서비스 역시 전년 대비 각각 28.1%, 8.6% 늘었다. 외국인 투자 기업이 미처분 이익 잉여금을 활용해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와 친환경차 전용 부품에 투자한 사례도 총 7건, 1억 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외국인투자촉진법을 개정, 외투 기업의 미처분 이익 잉여금 재투자를 외국인 투자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외자 유치 역점 분야인 소재·부품·장비 분야 FDI는 지난해 38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FDI 실적 전망 역시 불투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UNCTAD)는 지난해 글로벌 FDI가 최대 40% 줄어든 뒤 올해 5~10%가량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내년 이후에야 글로벌 FDI가 회복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세계경제 불확실성 등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올해 FDI 유치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산업과 첨단 소재·부품·장비, 그린뉴딜 등 투자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