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내 증시에서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20조5,111억원으로 전날(20조3,221억원)보다 1,900억원 더 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증권 시장이 10조3,706억원, 코스닥시장이 10조1,404억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950억여원씩 늘었다. 이날 코스피가 3,266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신용융자 잔고 역시 고공비행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신용융자 잔고는 증시 지수 및 증시 지수 전망과 동행하는 경향이 짙다.
신용융자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개인들이 ‘빚투’ 규모가 연일 커지며 신용융자가 늘자, 자기자본 한도 내에서 신용공여를 할 수밖에 없는 증권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삼성증권은 이날 오는 13일부터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삼성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된 상태”라며 “기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앞서 지난 7월과 9월 12월에도 신용융자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키움증권도 재차 대용 비율 조정을 통한 한도 관리에 나섰다. 키움증권은 지난 11일 공지를 통해 융자비율을 75%에서 70%로 줄이고 보증금률에 따라서 현금과 대용을 각 5%씩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번에 신용융자 대책을 내놓은 두 증권사는 개인 투자자의 이용이 가장 활발한 증권사에 속한다. 자기자본 한도가 큰 편이어서 증시가 상승을 이어나갈 경우 다른 증권사들 역시 추가적인 신용 융자 관련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 상승세를 보인 증시는 전날인 지난 11일 3,266포인트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이내 하락 전환하며 마감, 이날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다 소폭 하락 마감했다. 신용융자는 반대매매의 빌미를 제공해 하락장에서 낙폭을 키우고 개인투자자의 손실을 확대할 수 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와 최근 주식 투자 수요 증가에 대한 소고’ 보고서에서 “신용 융자를 통한 주식 매수는 주가가 상승하면 시장 수익률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일반적인 현금 거래에 비해 위험한 투자 방식”이라며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차입을 통한 주식 매수는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단기 주가 급등은 이후 단기 반전의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신용 활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다만 변동성에도 일부 증시 전망 지표는 견고한 모양새다. 증시 대기자금을 의미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1일 역대 최고인 72조3,212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