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전 국회사무총장이 12일 여권에서는 처음으로 4·7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선언 장소는 오래된 선박 관련 창고를 재생한 복합문화공간이었다. 해운산업의 몰락으로 비워진 건물을 복원한 곳에서 부산을 바꿔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김 전 사무총장은 출마선언에 앞서 먼저 머리를 숙여 부산시민에게 사과부터 했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시장의 잘못 때문에 생겼다”며 “부산 시민 모든 분께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전 오거돈 시장을 대신해 다시한번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수도 서울과 제2도시의 시장 선거를 외면하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 책임있는 모습이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반성은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에 빠진 부산을 위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 시민께서 철저히 검증하고 평가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전 사무총장은 “부산의 꿈, 김영춘의 꿈”이란 주제로 △글로벌 경제도시의 꿈 △녹색도시의 꿈 △국제문화도시의 꿈에 관한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역대 부산시장들은 저마다 부산을 살리겠다고 약속지만 시민을 살리기보다 난개발에 주력했다”며 “천혜의 관광명소인 부산의 해안가는 대기업과 토호 세력의 개발 특혜로 얼룩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약 사항들을 크게 3가지로 구분해 설명했다. 우선 글로벌 경제도시 정책에서는 “부산을 동북아시아의 싱가포르로 만들고, 가덕도 신공항의 첫 삽을 뜨는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착공, 2029년 완공, 2030년 세계엑스포 부산 개최 등을 약속했다. 녹색도시에서는 수소·전기차 중심 정책과 친환경 에너지, 공공의료체계 확립을, 국제문화도시에서는 바젤아트페어 유치, 문화바우처 확대 등을 강조했다. 시장 직속의 ‘성평등정책관’ 제도, 무상보육·의료 실현 등 구상도 공개했다.
출마선언의 대미는 ‘부산의 운명’이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이번 부산시장 임기 1년 동안 시정 적응 필요 없이 마지막 임기 1년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가덕도 경제 신공항의 첫 삽을 뜨고 부울경 메가시티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후보는 유일하게 당정청 고위직 경험을 모두 갖춘 저 김영춘뿐”이라며 “180석 집권여당과 우리 고향 출신 대통령, 그리고 340만 부산시민 여러분과 함께라면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사무총장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주당의 부산시장 보궐선거 주자로는 8대 부산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박인영 부산시의원,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최지은 민주당 국제대변인,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