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있는 슈팅으로 영웅이 됐다."
독일 축구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 격침에 한몫을 한 이재성(29·홀슈타인 킬)을 향한 현지 매체의 관심이 뜨겁다.
독일 일간 빌트는 다리에 경련이 일도록 뛰어 팀 승리를 이끈 이재성과 요하네스 판 덴 베르크를 조명하며 이들을 '영웅'이라고 지칭했다.
독일프로축구 2부 리그 소속인 킬은 14일(한국 시간) 독일 킬의 홀슈타인-슈타디온에서 열린 2020~2021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2라운드(32강)에서 뮌헨과 연장전까지 2 대 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6 대 5로 이기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재성은 120여 분간 풀타임을 뛰고 네 번째 키커로 승부차기도 성공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 하우케 발의 극적인 동점 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킬은 이미 교체 카드 5장을 다 쓴 상황이어서 체력을 소진한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었다. 빌트는 연장 후반 11분 상황에 주목했다. 판 덴 베르크가 고통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드러눕자 뮌헨 선수들과 볼 경합을 벌인 이재성도 뒤이어 주저앉았다. 빌트는 "두 선수가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진 채 그라운드에 누웠다. 킬에 '경련 경보'가 울렸다"며 "이들은 잠깐 경기를 뛸 수 없었다. 116분 간의 헌신으로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 듯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재성은 이내 일어나 몸을 풀었고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이어 승부차기에서는 상대 골키퍼를 속이는 침착한 골을 넣었다. 빌트는 "이재성은 심지어 승부차기 키커로도 나섰다. 그는 자신감 있는 슈팅으로 킬의 영웅이 됐다"고 칭찬했다.
뮌헨은 분데스리가 8연패에 올 시즌도 선두를 달리는 독일 '1강'이다. 포칼에서도 지난 시즌까지 2연패를 달성한 뮌헨이 이 대회에서 하위 리그 팀에 져 탈락한 것은 2003~2004시즌 이후 17년 만이다. 킬의 16강 상대는 백승호가 속한 다름슈타트(2부)라 한국인 선수 간 대결이 볼 만하게 됐다.
한편 손흥민(29·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호 골은 골대에 막혔다. 토트넘은 이날 풀럼과 리그 16라운드 홈 경기에서 해리 케인의 선제 골을 지키지 못하고 1 대 1로 비겨 6위에 머물렀다. 손흥민은 후반 26분 역습 때 자신 있게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상대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토트넘은 이후 3분 만에 동점 골을 내주고 말았다. 1골 차 득점 2위에 머문 손흥민은 오는 17일 셰필드전에서 다시 골 사냥에 나선다.
득점한 동료를 축하해주는 이재성(오른쪽). /킬=AP연합뉴스
경기가 안 풀리자 아쉬워하는 토트넘 손흥민. /런던=AFP연합뉴스/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