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불매 운동 여파로 매출 급락의 굴욕을 겪었던 유니클로 한국 사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해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잇따라 진행하고 있는 부실 점포 폐점 효과에 더해 한정판과 히트 상품에 대한 여전한 인기가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니클로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2021년 회계연도 1·4분기(2020년 9~11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한국 사업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수치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수입이 급감해 매출은 줄었지만, 비효율 매장 폐점과 재고 수준 관리에 따른 판관비 개선으로 작년 동기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이후 불매 운동의 주요 대상이 돼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한국 시장의 불매 운동을 폄하하는 본사 관계자의 발언 등이 이어지면서 불매 운동의 화력은 더욱 커졌다. 그 결과 유니클로 한국 사업은 지난 2020년 회계연도 연간 실적(2019년 9월~2020년 8월)으로 884억 원의 큰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급기야 지난해부터는 부실 점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2019년 말 기준 187곳이었던 유니클로 한국 매장은 지난해 11월 165곳으로 줄었다. 올해도 유니클로의 폐점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 명동중앙점이 이달 운영을 마치고 AK&수원점 등의 영업 종료가 예정돼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 개선을 위해 판관비를 줄이려면 폐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올해도 전국서 폐점 작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처럼 폐점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분기 흑자 전환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온라인 구매가 빠르게 늘며 부진한 오프라인 실적을 일부 상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해 10월 2020년 회계연도 연간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기간 해외 온라인 매출이 20%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온라인 매진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유니클로가 디자이너 질 샌더와 협업한 상품인 'J+' 컬렉션을 공개하자 오프라인 점포는 물론 온라인에서도 5분 만에 주요 제품이 품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온라인에서 손쉽게 옷을 쇼핑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을 개편하고 특별 사이즈 등 온라인 전용 상품을 비치하는 등 온라인 서비스를 크게 강화했다"며 "오프라인 수요 일부가 온라인으로 전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