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해 한 행사장에서 처음 만난 20대 예비부부의 돌발 결혼식 주례 요청에 대한 약속을 결국 지켰다.
정 총리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 결혼식 깜짝 주례를 섰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엄중한 코로나 상황에 총리가 무슨 주례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며 “작년 10월 코라아세일페스타 개막 행사에서 만난 한 예비 신혼부부가 ‘인상이 인자하시다’며 주례를 부탁해왔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혼을 하게 된 신랑 신부가 고맙고 대견해 선뜻 그러겠노라 약속했다. 오늘이 바로 그 약속을 지키게 된 날”이라고 설명했다.
이날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한 날이기도 했다. 정 총리의 해명은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해 10월3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쇼핑축제 ‘2020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식에 참석해 국민참여단으로 자리한 이들 부부의 주례 부탁을 받아들인 바 있다. 이들 부부는 현장에서 정 총리에게 갑자기 다가가 “인상이 너무 인자해 주례 선생님으로 꼭 모시고 싶다”고 간청했다. 사전에 전혀 조율되거나 기획되지 않은 돌발 상황이었다. 경호·의전이 중요한 국무총리 일정 특성상 일반인과의 이 같은 접촉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정 총리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겠다”고 흔쾌히 답했다. 당시 행사장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 예비부부의 용기와 정 총리의 관대함이 입에 오르내렸다.
정 총리는 페이스북에서 “아름다운 두 부부에게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몇 가지 덕담을 했다”며 “사노라면 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이 있더라. 초심을 잃지 않고 사랑하고, 어려울 때 서로에게 힘이 되고, 문제가 생길 때면 충분한 대화로 푸는 것이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결 아닌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청년이 이제 사랑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며 “두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