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던 국제 원자재가격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대부분 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에도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금융위기 때보다 빠르게 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최근 국제 원자재가 상승 배경 및 향후 전망’ 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40달러 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올해 1월 50달러 중반 수준으로 상승했다. 유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불안정한 가격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상승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한은은 국제 유가 상승 원인에 대해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줄고, 코로나 백신 개발 및 보급 소식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며 “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OPEC+)가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미국의 원유 생산이 감소한 것도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구리와 니켈 등 비철금속도 지난해 5월 이후 반등한 뒤 견조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구리 가격은 이달 중순 톤당 8,000달러 내외로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알루미늄·니켈·아연 등 다른 금속도 위기 이전 수준을 큰 폭으로 넘어섰다. 철광석 가격 역시 지난 8일 기준 톤당 163달러로 작년 초 대비 80% 이상 올랐다. 중국 등 주요국 제조업 경기 회복과 일부 광산의 생산 차질로 수급상황의 여유가 줄었기 때문이다. 곡물 가격도 대두를 중심으로 지난해 8월 이후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극심한 경기 위축에도 금융 위기보다 빠르게 원자재 값이 반등한 것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세계적으로 지속돼 주식·원자재 시장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계속 유입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개선 흐름과 함께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원자재값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비철금속과 곡물은 가격이 단기간 내 급등해 오름세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는 누적된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개선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향후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