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다세대·연립주택의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 20·30대의 ‘패닉바잉’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데 이어 올 들어서는 도심 고밀개발·공공재개발 등 개발 호재로 인해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서울 종로·영등포·용산구 등 주요 역세권에 자리한 다세대·연립주택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달 서울 빌라 매매, 아파트 거래량 2배 달해=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15일까지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684건으로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355건)의 2배에 달했다. 지난달에 이어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거래가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 내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4,622건으로 11월보다 8.3% 늘어난 바 있다. 다세대·연립주택은 통상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거래량의 절반을 밑돌지만 최근 아파트보다 더 자주 손바뀜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증가는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연쇄효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8월부터 임대차법 개정안을 강행하자 아파트값이 급등했고 신혼부부 등 자금동원력이 낮은 계층에서 다세대·연립주택 매입으로 눈을 돌려 나타난 현상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임대차법 개정 이후 신혼부부들이 깨끗한 신축 빌라에 관심을 돌리며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공공재개발 등 호재... 당분간 강세 보일 듯= 이런 가운데 정부가 서울 내 주택공급카드로 공공재개발과 역세권 고밀 개발을 들고 나오며 빌라 시장엔 호재가 되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와 관련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서울 역세권 일대와 저층 주거지의 고밀 개발방안을 검토해 설 연휴 이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1~3종 일반주거지역, 준주거지역 등은 종을 높이고 용적률을 올려 고밀 개발될 전망이다. 또 서울 주요 지하철역이 지나는 역세권 반경을 현행 350m에서 500m까지 늘리고, 용적률을 최대 700%까지 적용하는 방안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가 완화되면 서울 종로·영등포·용산구 등 구도심의 저층 주거지들이 집중 개발될 수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지난 15일 공공재개발 후보지 8곳을 발표했는데 대부분 역세권이었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 인근에 자리한 흑석2구역을 비롯해 5호선 양평역 근처의 양평 13·14구역이 대표적이다. 또 강북 5구역과 봉천 13구역도 각각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2호선 봉천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에 따라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빌라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세난에 따른 매매 갈아타기 수요가 꾸준한 데다 공공재개발 이슈가 부상하면서 빌라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역세권, 저층 주거단지 일대 빌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